공습으로 숨진 아야톨라 하메네이 장례 시작
검은 상복 차림으로 테헤란에 2000만명 운집
“이스라엘-미국에 죽음을” “복수!” 곳곳 외쳐
美 독립기념일 의도적 겨냥한 듯…긴장 고조
이란 국영 언론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의 유해는 전날 테헤란의 이맘호메이니 대(大)모살라로 운구됐다. 장례식은 이날부터 일주일간 치러진다. 수백만 명의 이란인들은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테헤란으로 모여들었다.
향년 86세로 타계한 하메네이는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작전으로 암살당했다. 이란은 당초 3월 하메네이의 장례식을 치르려 했으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연기했다.
조문객들은 이란 국기를 흔들었다. 일부는 하메네이와 그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대형 사진을 들고 있었다. 남성 조문객들은 보안 검문소를 통과하며 “이스라엘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쳤다.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이란 지도부가 이처럼 성대한 장례식을 7월 4일로 잡은 것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자 건국 250주년에 맞춘 의도적인 일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매체는 “이란 지도부는 성대한 장례식을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춰 의도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위대한 사탄”에 대한 역사적인 승리를 기념하는 저항의 장으로 삼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에 강력히 맞서겠다는 반미 메시지로 볼 수 있으며, 특히 대미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도중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정치적 의미는 더욱 부각된다고 해석했다. 이란 당국은 이번 장례식의 구호를 ‘반드시 일어서리라’로 정하기도 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메네이 장례식을 두고 “우리는 장례식을 치르라고 일주일의 휴가를 줬다. 우리는 250년 동안 친절해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란이 그토록 화해를 원한다“고도 했다.●하메네이의 죽음에 엇갈린 평가
튀르키예 이스탄불 예디테페대 정치학과의 에즈긴 우준 테케르 조교수는 외신에 “어떤 이들은 그를 저항의 상징이자 적들에 의해 순교한 인물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또 다른 이들은 그를 권위주의, 여성 인권과 인권 침해, 정치적 탄압의 상징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광장에서 일부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고, 일부는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쳤다. 또 다른 이란인들은 미국 ABC 인터뷰에서 하메네이의 암살을 수십 년간 이어진 권위주의 통치에 대한 정의의 실현이라고 말했다.테헤란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파르니안은 ”행복감과 복수심이 뒤섞인 감정이었다“며 ”마치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짐이 사라진 것 같았다. 속으로 ‘드디어 정의가 실현됐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한편 후계자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3월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이번 장례 행사 참석 여부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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