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안을 두고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다시 충돌하고 있다. 영토를 현 전선 상태에서 동결하고,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미국 협상안에 우크라이나가 수용 불가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크림반도는 (평화 협상에서) 논의의 초점조차 아니다"며 "평화 협상에 매우 해롭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크림반도를 원한다면 왜 11년 전에 그들은 (러시아에 맞서) 싸우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하며 "왜 러시아에 (크림반도가) 넘어갈 때 총 한 발 쏘지 않았는가"라고 꼬집었다.
특히 "젤렌스키와 같은 선동적인 발언으로 인해 전쟁을 해결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킬링필드(살육의 전쟁터)를 더 장기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 점령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종전안을 거부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규탄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성명을 공개하면서 거듭 반발했다.
양국 간 대립은 유럽에서도 파장을 일으켰다.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국과 우크라이나, 영국, 프랑스, 독일 외무장관 회담이 무산된 것.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참석을 취소하면서 (실무급 회담으로) 격이 낮아졌다고 전했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