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두고 막판 줄다리기가 팽팽한 가운데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압박을 거듭하고 있다. 2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군은 이란의 드론을 요격했고, 군사 시설을 공습했다. 이에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군의 공격을 ‘침략’으로 규정하며 보복에 나섰다고 28일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MOU 관련 협상이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美, 이틀 만에 이란 공격 재개 vs 이란도 보복 나서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군은 27일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항행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이란의 공격용 드론 4대를 격추시켰다. 이란이 5번째 드론을 출격시키려 한 남부 항구 도시 반다르아바스의 지상 관제소 또한 공격했다.28일 새벽에는 반다르아바스 동쪽에서 세 차례 폭발음이 발생했고 이후 이란 방공망이 가동됐다고 이란 국영방송 IRIB 등이 보도했다. 역시 미군의 공격 여파로 추정된다. 다만 이날 미군의 조치는 절제된 양상을 보였고 이란과의 휴전 유지에 목적이 있었다고 미 당국자가 CBS에 전했다. 미군은 앞서 25일에도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소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28일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러한 일이 반복된다면 더 결정적인 대응이 이어질 것”이라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침략자’에게 있다”고 반발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같은 날 이란이 쿠웨이트로 미사일을 발사했고, 요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다만 혁명수비대도 협상이 파기됐다는 식의 메시지는 내고 있지 않다.
●트럼프 “중-러에 이란 우라늄 못 넘겨”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진행된 내각회의에서 취재진에게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며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이란이 보유한 농축 농도 60%의 고농축 우라늄 440kg을 중국이나 러시아로 이전하는 방안에 관한 질문을 받자 “그건 내가 불편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종전 대가로 제재 완화를 할 것이란 언론보도에 대해선 “이번 협상에서 제재 완화도 없고, 돈(을 주는 것)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지속할 뜻도 밝혔다. 그는 “우리가 돌아가 끝장내야 할 수도 있다”며 “지금도 이란과 괜찮은 합의는 할 수 있지만 ‘위대한 합의’는 아닐 수 있다”고 했다. 또 “위대한 합의가 아니라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란과 이웃 나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합의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 수역이고 아무도 통제할 수 없다”며 “우리(미국)가 감시할 것이지만 누구도 통제하지는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날 백악관은 이란 관영매체들이 보도한 MOU 초안을 “완전한 날조(complete fabrication)”라며 부인했다. 이란 측은 MOU 초안에 미국이 이란 주변의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하고, 이란 항구에 대한 역(逆)봉쇄를 해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