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민당국, 김기리 신부 딸 루이지애나주 수용소로 이송

2 days ago 10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ICE청사 앞에서 성공회 뉴욕교구 매튜 헤이드 주교가 고 씨의 석방과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단속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미교협 제공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ICE청사 앞에서 성공회 뉴욕교구 매튜 헤이드 주교가 고 씨의 석방과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단속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미교협 제공

성공회 사제인 어머니를 따라 적법하게 미국에 와 대학에 다니던 한국인 대학생 고연수 씨(20)가 미국 이민 당국에 억류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고 씨가 이미 맨해튼 이민세관단속국(ICE) 청사에서 루이지애나주 이민자 수용소로 옮겨진 것으로 3일 새벽(현지 시간) 확인됐다. 맨해튼에서 루이지애나는 쉬지 않고 달려도 차로 21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거리다. 현지 성공회 교구와 이민 및 한인 단체들은 이민 당국이 불법적으로 이민자들을 억류하고 있다며 즉각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고 씨는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의 최초 여성 사제인 김기리 신부의 딸로 2021년 김 신부가 받은 종교비자(R-1)의 동반 가족비자(R-2)로 입국했다. 뉴욕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인디애나주 퍼듀대에 재학 중이다.

김 신부 측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는 김 신부가 소속 교구를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의 R-1 청원이 올 3월 21일자로 철회됐다며 동반 비자인 고 씨의 체류 신분도 종료됐다고 주장한다. 당초 김 신부를 초청한 뉴욕 교구의 사역 프로그램이 종료돼 뉴저지 지역 교구로 옮기는 과정에서 김 신부의 비자는 새롭게 발급됐지만, 동반 가족비자 발급 진행이 늦어지는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을 당했다.

이민 당국은 이전 교구의 비자 청원이 종료됐다며 종속 동반비자를 가진 고 씨에게 미국 체류 취소 통보를 해 왔고, 고 씨는 이를 소명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가 ICE 요원들에게 붙잡혀 구금됐다. 김 신부 측은 “고 씨는 이미 2023년 5월 15일 신분 연장 신청서를 제출해 다음 달인 6월 7일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올 12월 12일까지 합법적으로 체류할 자격이 있다”며 “잘못된 법 해석 때문에 서류 미비자로 분류됐다”고 주장했다.

고 씨는 보석 및 면회가 허용되지 않는 상태에서 맨해튼 ICE 청사에 임시 구금돼 있다가 루이지애나주의 수용소로 옮겨졌다. 현지 이민자단체들에 따르면 ICE 청사 구금 시설은 화장실 두 개만 있을 뿐, 구금자들이 의자도 없는 맨 바닥에서 지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민자단체 관계자는 “남부 지역 이민자 수용소의 시설 현황은 알려진 적도 없고, ICE보다도 열악하다는 말만 전해질 뿐”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고 씨의 소재 파악과 안전 확인을 위해 뉴욕총영사관이 계속 조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21일 남동생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한국에 다녀오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억류된 미국 영주권자 김태흥 씨(40) 또한 애리조나주의 불법 이민 교도소로 옮겨졌다가 다시 텍사스의 수용시설로 옮겨져 추방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5세 때 미국에 와 35년간 미국에서 살았고, 현재 텍사스A&M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며 라임병 치료 연구를 해왔다.미 이민 당국이 계속해서 수감자들의 수용소를 옮기는 이유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이민단체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민자 단속과 구금이 폭증하면서 전국 수용 시설의 5만여 개 자리가 부족해진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자리가 나는 대로 채워 넣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으로 추정할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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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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