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장 해제 운운, 공허한 망상”… 하루 3회 한미 NCG회의 등 비난
시진핑 방북뒤 ‘핵보유국 지위’ 공세… 북중러 연대 강화 명분쌓기 측면도
● 北, 李 대통령 향해 “평화 가면 벗어던져”
1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전날(13일) 담화에서 11일 한미 NCG 회의와 8∼9일 미일 확장억제대화(EDD)에서 북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데 대해 “교전 상대방의 핵무장 해제를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어불성설이며 공허한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추종 세력들의 무의미한 반공화국 비난 수사와 핵 위협 공조는 되돌릴 수 없는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에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다”며 “미-일-한 3개국이 아무리 강변해도 핵보유국으로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현 지위를 절대로 변경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포함해 13일에만 외무성 대외정책실장 서면 답변, 외무성 10국 대변인 담화 등 3차례 입장을 냈다. 북한은 2023년 핵보유국 지위를 헌법에 명시한 뒤 비핵화 요구에 대해 ‘위헌을 강요하는 부당한 주장’이라고 반발해 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핵화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거론 못 하게 쐐기 박기를 시도하는 일련의 과정”이라며 “동북아에서의 진영 구도를 확실하게 설정하면서 자신들의 전략적인 위치도 제고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날 외무성 대외정책실장도 서면 답변을 통해 최근 미국 행정부가 한국에 대한 무기 판매를 승인한 데 대해 “조선반도(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서의 긴장 상황을 극단으로 몰아가려는 미국과 한국의 군사적 공모 결탁이 체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 習 방북 직후 ‘핵보유국 지위 불변’ 연쇄 담화 북한의 연쇄 담화는 8, 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이후 핵보유국 지위 강조를 위한 공세적 행보로 풀이된다. 시 주석이 방북 과정에서 비핵화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서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전략적 입지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은 “이란 상황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고, 미국이 이란 문제에서 핵심 요인으로 강조한 게 핵 프로그램이라는 점,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생각보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강조했다는 점 등을 북한이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일각에선 북한이 북-중-러 연대 강화를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사실상(de facto) 핵보유국’ 지위 인정 강요이자 북-중-러 군사협력 불가피성을 정당화하고, 실제 추진하기 위한 빌드업 과정”이라며 “한미일의 안보 공조에 맞서 북-중, 북-러 동맹을 축으로 하는 정면 돌파 노선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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