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돈 대는데 한국은 美 이용”
‘무역 착취’ 상대국으로 韓 거론도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경제산업 분야 고위 인사들도 최근 거듭 동맹국을 상대로 조속한 통상 협상과 합의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3일 대선을 앞두고 ‘속도 조절’을 원하는 한국의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수 성향 케이블방송 ‘뉴스네이션’이 진행한 타운홀 행사에서 한국, 일본, 인도 등과의 통상 합의 발표 시점을 묻는 질문에 “그들과의 잠재적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유리한 위치(catbird seat)’에 있다. 그들은 우리를 원하지만, 우리에겐 그들이 필요치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착취’한 교역 상대국으로 한국을 거론했다. 미국이 한국의 군사 안보를 위해 돈을 내는데도 “한국은 무역에서도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는 종종 ‘적’보다 ‘친구’로부터 더 손해를 본다”며 “무역에선 이른바 ‘우방국’이 미국에 가장 잔혹하게 행동해왔다”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개 넘는 국가가 우리와 합의하려고 안달이 나서 아침, 낮, 밤에 전화하고 있다”며 “미국에 불리한 협정이 아니라 훨씬 유리한 협정을 맺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그리어 대표 역시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국이 매우 적극적(forward-leaning)으로 (통상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제안을 내놨고 우리는 그에 대한 의견(feedback)을 전달했다”며 “시간이 좀 걸릴 순 있지만 그들(한국)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조속한 타결을 낙관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베선트 장관은 ‘한국이 6월 대선 전에 협상을 마무리하고 그 성과로 선거운동을 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빠른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국 정부는 여전히 ‘줄라이(July·7월) 패키지’를 내세우며 대선 전에는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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