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파지오 전 美민주당 하원의원 인터뷰
미국 연방 하원 교통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던 피터 드파지오 전 민주당 하원의원(오리건)은 22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처럼 훌륭한 동맹국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큰 실수”라며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무역 정책을 비판했다.
드파지오 전 의원은 미국 민주당 내 강경 진보 모임 ‘진보 코커스’ 창립자로 36년간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며 하원 교통위원회에서 인프라 투자 법안을 추진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동맹국에도 무차별적으로 관세가 부과한 것이 “비합리적”이라며 중국 견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경기 침체를 유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드파지오 전 의원은 “(트럼프) 자신도 무슨 결과를 불러올지 모른 채 정책을 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트럼프 1기와 달리 관세 정책으로 인한 증시 폭락 등에 무관심한 이유를 두고는 “그의 핵심 지지층(저소득층 백인)이 퇴직 연금도, 주식도 갖지 않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전방위적 관세로 인한 시장 혼란에도 지지층이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것. 이어 “나중에 경기 침체가 그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고, 본인과 자녀들의 일자리를 잃고, 물가가 오르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당장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드파지오 전 의원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점 등을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협상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기업들의 공장 건설 등이 결정된 지역구들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그런 반응이 변화의 동력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중요한 건 한국 정부 내에서 협상을 이끌고, 트럼프를 설득할 만한 인물을 찾는 것”이라며 정부가 적절한 협상안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글로벌 투자자문 기업 마벡(MAVEK)이 주최하는 웨비나(화상 토론회) ‘2025 마벡 테크놀로지 시리즈(MAVEK Technology Series)’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웨비나에선 드파지오 전 의원 외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인사들이 연사로 참여해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MAGA) 정책이 세계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주요국과 기업의 대응을 논의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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