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국내 증시가 신정부 정책 기대감과 관세 리스크 완화로 단기 급등하면서 가격 부담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동 리스크 확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큰 만큼, 추격 매수보다 조정 시 저가매수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4월 초를 저점으로 관세 리스크 완화, 조기 대선 및 신정부 정책 기대감 등이 반영되면서 국내 증시가 단기에 급등했다는 부담감이 부각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시장이 여러 호재들을 반영하며 급등하면서 과열에 휩싸임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호재보다 가격 부담에 좀 더 초점을 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 연구원은 “코스피는 9주 등락률 기준 약 19% 수준으로 단기 급등한 상황이고. 이 정도 수준은 금융 위기 이후 5번 정도의 사례의 불가한 강력한 단기 랠리로 볼 수 있다”며 “2009년 이후 현재와 같은 랠리에 따른 단기 조정 폭은 5번의 사례에서 평균 -7.6%로 나타났으며, 금융 위기 직후 사례를 제외한 최근 3번의 사례를 보면 평균 -4.9%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례적이었던 금융위기 사례를 제외한 -4.9% 조정 폭을 감안하면 코스피는 대략 2800포인트 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트레이딩 관점에서 보면 2850포인트 부근에서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 연구원은 주시해야 할 요인으로 중동 공습 장기화, 서부텐사스산원유(WTI) 80달러 돌파 가능성,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 등을 꼽았다. 다만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지 않는 이상 리스크가 장기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중동 이슈로 물가 반등 우려가 커질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관세 유예로 물가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가운데 중동 이슈로 인해 물가 반등 우려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은 유가가 빠르게 하락하지 않을 경우 재차 후퇴할 수도 있다”며 “3분기 미국 경제 지표가 둔화되면서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지속될 전망이나 관세 유예 종료에 따른 관세 재 부과 가능성, 중동 리스크 등으로 인해 미국의 금리 인하가 9월이 아닌 4분기로 이동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따른 경기 반등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지수 조정 시 저가매수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변 연구원은 “올해 2~3분기 성장률 개선 및 내년 경기 회복 기대감이 연중 지속할 것”이라며 “국내 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을 주시하되, 조급한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 시 저가 매수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