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많은 핀테크 업체와 유니콘 기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계 3위 규모의 인공지능(AI) 생태계도 갖추고 있습니다. 영국은 한국의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어요. ”
데임 수전 랭글리 영국 런던금융특구(시티오브런던) 시장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어디에 상장해야 하는지 물을 때 영국은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답”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랭글리 시장은 런던의 핵심 금융중심지인 시티오브런던을 대표하는 인사다. 영국의 금융·전문 서비스 경쟁력을 해외에 알리는 공식 홍보대사 역할도 한다. 랭글리 시장은 지난 15~16일 방한해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강태영 농협은행장 등과 면담해 한·영 금융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런던금융특구 시장이 방한한 것은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교차상장으로 한·영 시너지 강화”
랭글리 시장은 “한국 기업들이 첨단 제조업과 청정에너지같은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런던은 한국 기업들의 자본 조달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랭글리 시장은 그 예로 교차상장(cross-border listings)을 꼽았다. 교차상장은 기업이 자국 증시와 외국 시장에 함께 증권을 상장하는 것을 뜻한다.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하려고 하는 것이 그 사례다. 현재 영국에 DR을 등록한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있다.
랭글리 시장은 “교차상장과 투자자 접근성 강화로 양국 간 자본시장을 연결할 수 있다”며 “런던은 유럽에서 가장 활발한 자본시장인 만큼 교차상장 등을 통해 기회를 꾀할 수 있다”고 했다. 랭글리 시장은 "서울과 부산 등 한국의 금융중심지와 핀테크, 디지털·전환금융 규제, 그리고 보험 분야 등에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자본시장 펀더멘털 강하다”
랭글리 시장은 “영국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매우 강하다”며 “자본시장 유동성과 제도 신뢰성이 여전히 높다”고 강조했다. 최근 영국에서 브렉시트·고물가·저성장 등으로 불거지고 있는 경제 회의론을 반박하려는 취지에서다.
랭글리 시장은 "지난해 4분기 런던에서 11건의 기업공개(IPO)가 이뤄져 19억파운드(약3조8000억원)가 조달됐다"며 "2025년은 2021년 이후 IPO가 가장 활발한 해였다"고도 덧붙였다.
핀테크·AI·첨단산업 유망 기업들이 런던 증시에 상장할 수 있도록 영국 정부가 각종 개혁책을 내놓고 있다고도 했다. 랭글리 시장은 "최근 영국금융감독청(FCA)이 최소 유통주식 비율 요건을 완화하고 차등의결권 구조를 허용하는 등의 개혁방안을 발표했다"며 "정부가 신규 상장기업 주식에 3년간 인지세(stamp-duty)를 면제하기로 한 것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랭글리 시장은 "이달 초 '팀 UK'라는 캠페인을 출범했다"고도 소개했다. 영국 주요 재계·금융계 인사들과 함께 영국 경제의 강점을 알리는 것이 뼈대다.
심우일 기자 goodwi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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