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소외되는 코스닥, 시총 비중 27년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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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랠리에 코스피 9000선 훌쩍
주가 1000원 이하 ‘동전주’ 상폐땐 5조 이탈… 코스닥 부진 심화 우려
“투자 마중물 역할 승강제 도입해야”
하이닉스 시총, 삼전 보통주 제쳐

출범 30주년을 맞이하는 코스닥시장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피와 함께 국내 증시의 한 축이자 정보기술(IT), 바이오, 2차전지 등 성장성이 높은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시장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들어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 코스피에서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스닥은 부진을 거듭하면서 국내 증시의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 코스닥, 전체 시총에서 6.80% 차지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의 합산 시가총액은 7993조39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코스닥 시총은 543조8033억 원이었다.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80%에 그쳐 1999년 5월 13일(6.81%)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전체 시총에서 코스닥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1월 29일 12.87%까지 커졌다. 하지만 5월 6일 한 자릿수(9.98%)로 떨어진 후 6%대까지 밀렸다. 코스피 비중은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파른 상승으로 93.20%까지 올라왔다. 올해 초(87.33%)보다 5.87%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천 단위 숫자를 갈아치우는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지수는 부진하다. 지난달 국민성장펀드 출시에 힘입어 오르던 코스닥은 22일 968.4로 마감하며 ‘천스닥’(코스닥지수 1,000)을 내줬다. 반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0.69% 상승한 9,114.55로 장을 마치며 9,000 선을 넘어 ‘1만피’를 향해 가고 있다.

● ‘동전주’ 상장 폐지되면 약 5조 원 이탈

코스닥은 ‘한국의 나스닥’을 표방하며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1996년 7월 1일 출범했다. NHN(현 네이버),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 엔씨소프트, 셀트리온 등 국내 대표 성장 기업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규모가 커지면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다. 코스피에 비해 기관,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제한적이라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4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하며 7월부터 주가가 1000원을 밑도는 ‘동전주’(22일 종가 기준 코스닥 시장 내 동전주는 155개)를 관리 종목으로 지정하고 상장폐지 대상에 올리기로 했다. 동전주가 상장폐지되면 약 5조 원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거래소가 추진 중인 코스닥 승강제를 출범시켜 코스닥시장 내 ‘프라임 기업’들이 코스닥으로 기관 및 외국인 투자가의 자금을 끌어오는 마중물이 되게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종가 기준 SK하이닉스의 시총(2080조3782억 원)이 삼성전자 보통주 시총(2066조6595억 원)을 제쳤다. 우선주를 포함한 삼성전자 전체 시총(2246조3906억 원) 대비 SK하이닉스 시총 비중은 92.6%로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기준으로 1999년 한국통신공사(현 KT)를 제치고 시총 1위를 차지한 뒤 26년가량 코스피 1위를 지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 모두 상승 추세를 이어 왔지만 메모리 반도체 집중도가 더 높은 SK하이닉스의 상승 탄력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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