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월드컵 탈락인데… 박수받은 日, 야유 속 귀국한 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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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이 30일 열린 브라질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1-2로 패한 뒤 경기장을 찾은 일본 팬들을 향해 90도 인사를 하고 있다. 일본은 이날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역전패하면서 월드컵 토너먼트 첫 승 달성에 실패했다. AP 뉴시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이 30일 열린 브라질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1-2로 패한 뒤 경기장을 찾은 일본 팬들을 향해 90도 인사를 하고 있다. 일본은 이날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역전패하면서 월드컵 토너먼트 첫 승 달성에 실패했다. AP 뉴시스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과 가까워지고 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은 30일 미국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삼바 군단’ 브라질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일본은 대회 역대 최다(5회) 우승국 브라질을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이변을 일으키는가 했으나 후반 추가 시간 역전골을 허용하며 1-2로 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오늘의 패배를 극복한다면 언젠가는 새 역사를 쓸 수 있다. 브라질전의 경험이 일본 축구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일본은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러한 자신감의 배경엔 지난해 브라질전 승리가 있었다. 일본은 작년 10월 안방인 도쿄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브라질을 상대로 14경기 만에 거둔 사상 첫 승리였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6.06.30. 사진공동취재단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6.06.30. 사진공동취재단
일본의 선전을 이번 북중미 월드컵 들어서도 이어졌다. ‘죽음의 조’로 불리는 F조에서 2위(1승 2무)를 해 32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유럽의 강호 네덜란드와 2-2 무승부를 거두며 조별리그를 출발한 일본은 튀니지와의 2차전에선 4-0으로 승리했다. 일본은 아시아 국가 최초로 월드컵 단일 경기에서 4골을 터뜨린 국가가 됐다. 스웨덴과의 3차전까지 1-1로 비기며 무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일본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 있게 C조 1위(2승 1무) 브라질과 맞붙었다. 일본 공격수 시오가이 겐토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질이 과거엔 강팀이었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은 실제로 이날 브라질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29분에는 사노 가이슈가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일본은 끈끈한 수비를 앞세워 전반전을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하지만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브라질의 후반 공세는 거셌다. 브라질은 후반 11분 카제미루가 헤더로 동점골을 터뜨렸고, 후반 추가시간엔 가브리에우 마르치넬리가 역전골을 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뜻밖의 일격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일본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그런 선수들을 일일이 안아주다가 눈시울이 붉어진 모리야스 감독은 “(목표로 했던) 우승의 풍경을 보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와 스태프들 덕에 전율이 돋을 만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오늘 패배는 전적으로 내 역량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말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경기장을 찾은 일본 팬들을 향해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이날 패배로 일본은 월드컵 토너먼트 첫 승에 또다시 실패했다. 이번 대회까지 통산 다섯 차례 조별리그를 통과했으나 단 한 번도 토너먼트 첫판을 승리로 장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모리야스 감독은 “우리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계속해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선수들이 보여준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 일본 팬들 역시 감동적이었다는 평가가 다수를 이뤘다.

반면 한때 일본과 아시아 최강을 다퉜던 한국은 여전히 조별리그 탈락(A조 3위·1승 2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2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한 뒤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홍명보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이날 선수단 본진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쓸쓸히 귀국했다. 오전 4시경 홍 전 감독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선수들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수백 명의 팬들은 “홍명보 나가”, “연봉 반납해라”라고 외치며 야유를 퍼부었다. 홍 전 감독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빠르게 공항을 빠져나갔다. 전날 오후 10시부터 한국 선수단을 기다렸다는 이원희 군(16)은 “한국 축구가 발전하려면 이렇게 나와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해 공항을 찾았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인천=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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