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루시(LUCY)가 데뷔 후 처음으로 KSPO 돔에 입성, 2만명이 넘는 팬들과 함께 또 한 번 '성장 서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 귀가 찢어질 듯한 떼창과 힘찬 점프가 만들어낸 진동 속에서 현실적인 고민들은 금세 자취를 감췄다. 열정과 즐거움, 행복과 순수로만 가득했던 공연장을 떠날 때가 되니 마치 3시간의 신기루를 본 듯 잔상이 진하게 남았다. "이번 공연 정말 갈아 넣었다"는 멤버들의 말대로 3시간 동안만 세상에 공개된 '루시의 섬'은 강렬했다.
루시(신예찬, 최상엽, 조원상, 신광일)는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돔(KSPO DOME, 구 체조경기장)에서 아홉 번째 단독 콘서트 '아일랜드(ISLAND)'를 개최했다. 전날에 이은 2회차 공연이었다.
이번 콘서트로 루시는 가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꼽히는 KSPO돔에 처음 입성했다. 블루스퀘어, 예스24라이브홀, 올림픽홀, 핸드볼경기장 등 꾸준히 규모를 키워온 이들의 성장 서사에 방점을 찍는 공연. 소속사 미스틱스토리에 따르면 회차당 1만2500석, 이틀간 총 2만5000석이 오픈됐다.
바이올린을 켜는 신예찬, 베이스를 잡은 조원상을 시작으로 최상엽, 신광일까지 무대에 등장하자 폭발적인 밴드 사운드가 장내를 가득 채웠다. 청량하고 시원하면서도 강인한 힘이 느껴지는 루시의 음악은 많은 청춘의 마음을 흔들었던 바다. 오프닝은 '발아', '개화', '히어로'까지 이들의 매력을 온전히 느껴볼 수 있는 곡들로 구성됐다.
힘 있게 터지는 베이스, 기타, 드럼 사운드에 신예찬의 격정적이고 화려한 바이올린 연주가 강한 쾌감을 안겼다. '개화' 무대가 시작될 때는 스탠딩석의 일부 관객들이 폴짝폴짝 뛰며 멤버들의 뜨거운 열정에 화답했다.
오프닝 무대 이후 조원상은 "드디어 체조에 입성한 루시"라고 소개하며 감격스러워했다. 최상엽도 "저희가 드디어 KSPO돔에 오게 됐다"면서 "모든 게 여러분 덕분"이라고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드러머 신광일이 지난 3월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뒤 처음으로 다시 여는 콘서트라 특별함을 더했다.
최상엽은 "겹경사다. KSPO 돔에서 무대를 하는 것과 동시에 얼마 만의 완전체냐. 경사에 경사"라며 기뻐했다. 신광일은 "다 같이 큰 곳에서 한 번에 모이니까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애교를 보여달라는 요청에 그는 "오늘 군대 후임 친구들도 왔다"며 난감해하다가 이내 깜찍한 표정과 목소리를 선보여 웃음을 안겼다.
"'막콘'(마지막 회차 콘서트)이 왜 '막콘'인지 보여드릴게요."
당찬 포부와 함께 '뜨거'가 시작되자 모든 좌석의 관객들이 일제히 일어나 본격적으로 루시의 무대에 빠져들었다. 무대 위 루시는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떠오를 정도로 자유분방한 에너지를 휘감고 악기를 다뤘다. '정적'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았다. 이는 심장을 뛰게 하는 루시 표 음악과 그 감정선에 완벽하게 몰입한 멤버들의 동작 하나하나가 만들어낸 고유의 색깔이었다.
밴드 음악에서 빠져선 안 되는 관객과의 소통도 여유롭게 끌어냈다. 메인 보컬이자 기타를 맡고 있는 최상엽은 팬들을 향해 "잘 할 수 있지?"라고 묻는가 하면, 생수를 뿌리며 분위기를 달구기도 했다. '오프닝(Opening)', '빌런' 등 환한 웃음으로 방방 뛰며 노래하는 루시와 관객들 사이에 복잡한 일상이나 걱정 따위는 존재하기 어려웠다.
'놀이', '사랑은 어쩌고' 등 감성적인 곡에서는 관객들이 휴대폰 불빛을 켜 아늑하고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냈다. 웹툰 '왕세자 입학도'의 OST로 1절까지만 공개됐던 '동이 틀 때'는 콘서트에서 특별하게 2절까지 들려줘 팬들을 열광케 했다.
멤버 각자가 가진 개성이 루시라는 팀의 개성을 빼곡하게 완성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신예찬은 루시의 가장 강력한 정체성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한시도 쉬지 않고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는 타 밴드와는 다른 루시만의 소리와 모양을 내는 무기와도 같았다. 날렵하고 생동감 넘치는 바이올린 소리는 흥을 북돋우는 단단한 밴드 사운드에 올라타 클래식한 웅장함까지 느끼게 해줬다. 루시의 음악은 조원상이 프로듀싱하는데, 하나의 팀으로 완벽한 조화를 이룬 높은 음악적 완성도가 공연 역시 웰메이드로 만들었다.
루시는 무려 27곡을 선보이며 내용이 풍성한 콘서트를 완성해 냈다. 최상엽의 깔끔하고 통통 튀는 목소리는 내내 귀를 찔렀다. '아지랑이'에서는 환상적인 고음을 선보였고, '전체관람가'를 부를 땐 그의 목소리 자체가 에너제틱한 무드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공연의 구성도 다채롭게 준비했다. 신예찬의 솔로인 '리틀 스타(Little Star)', 최상엽의 솔로인 '작은별' 무대를 만나볼 수 있었다. '카멜레온' 무대에 앞서서는 신예찬의 바이올린과 조원상의 베이스를 각각 솔로 구도로 배치해 짜릿한 청각적 경험을 선사했다. 각 악기 연주가 섬세하게 귀로 들어오며 궁극의 사운드를 느껴볼 수 있었다.
'아니 근데 진짜', '21세기의 어떤 날' 무대에서는 팬들이 우렁찬 떼창으로 루시와 환상의 호흡을 펼쳐 보였다. 멤버들은 열띤 함성과 호응에 감격한 듯 따뜻한 눈빛으로 객석을 바라봤다. "뛰어!"라는 외침에 관객들은 방방 뛰며 무대를 향해 힘차게 손을 뻗었다. 가수와 팬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풍경이었다.
루시는 "이번 공연 정말 갈아 넣었다. 지루할 틈이 없다. 보는 재미, 듣는 재미가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공연이 후반부로 접어들었음에도 무대 위아래 모두 지칠 줄을 몰랐다. 'EIO', '도깨비춤', '맞네' 등 매 무대 팬들의 점프에 공연장 바닥이 '웅웅' 하고 울렸다. 혼신의 힘을 쏟아낸 팬들은 연신 부채질하며 땀을 식혔다.
최상엽은 "미쳐 날뛰면서 같이 아는 노래를 따라부르면서 이 공간에 행복이 떠다니는 게 보인다. 여러분은 못 느끼겠지만 제 눈에는 보인다. 아무 근심, 걱정이 없이 이 공간에 행복과 웃음이 가득 차 있다. 저희도 여러분만큼이나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조원상은 "공연할 때마다 성장하는 게 느껴져서 기쁘다"며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계속해 루시는 '뚝딱', '못난이', '못 죽는 기사와 비단 요람', '내버려', '낙화', '플레어(Flare)'까지 남은 힘을 다 쏟아내며 계단식으로 성장한 팀다운 저력을 발휘했다. 최상엽은 "우리 공연은 우리도 참 재밌다"며 자신감 있게 말해 박수받았다. 신예찬은 "같이 잘 놀아주셔서 오늘 마지막 공연을 잘 끝낼 수 있게 됐다"며 마지막까지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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