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때문에 히로시마행 결정한 건 아냐” 일본인 아내와 행복 생활 중인 정민기···“새롭게 배우고 경험하는 게 많아” [MK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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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기(29·산프레체 히로시마)는 2025시즌을 앞두고 일본으로 향했다. 정민기의 첫 국외 도전이었다.

정민기는 2018시즌 FC 안양 유니폼을 입고 프로(K리그2)에 데뷔했다. 정민기는 안양에서 두각을 나타낸 뒤 전북 현대, 수원 FC에 차례로 몸담았다.

정민기가 일본 도전을 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정민기는 일찍이 일본 축구에 관심이 많았다. 정민기는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축구를 배우고 싶은 욕심이 컸다. 그러던 중 히로시마에서 1년 임대 제안이 왔고, 정민기는 도전을 선택했다. 히로시마엔 일본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오사코 케이스케가 주전 수문장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개의치 않았다.

일본 J1리그 산프레체 히로시마에서 활약 중인 정민기. 사진=이근승 기자

일본 J1리그 산프레체 히로시마에서 활약 중인 정민기. 사진=이근승 기자

정민기가 10월 21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히로시마와 울산 HD의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나눈 이야기다. 정민기는 이날 경기에 나서진 못했지만,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했다.

Q. 프로 데뷔 후 국외에서 뛰는 게 올해가 처음이다. 잘 지내고 있나.

일본에서 크게 힘든 일 없이 잘 지내고 있는 듯하다. 많은 경기에 나서진 못하지만, 좋은 팀에서 좋은 선수들과 운동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좋은 경험 하고 있다.

Q. 일본 축구는 한국 축구와 무엇이 다른가.

확실히 패스가 많다. 한국은 수비 시 팀으로 뭉쳐서 한다. 조직력을 중시하는 거다. 일본은 전방 압박을 자주 시도한다. 한국과 일본은 확실히 다르지 않나 싶다.

정민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정민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패스를 중시하는 일본 축구 스타일이 골키퍼 포지션에도 영향을 미치나.

영향을 받는다. 빌드업할 때 짧은 패스뿐 아니라 장거리 패스의 정확도도 중요하다. 훈련장에서부터 패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땀 흘리고 있다. 출전 기회가 있으면, 이전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 중이다.

Q. 일본의 응원 문화는 어떤가.

J1리그는 축구 열기가 대단하다. 어떤 경기장을 가든 팬으로 가득하다. 팬의 함성으로 가득 찬 경기장에서 뛰다 보니 더 집중하게 되는 느낌이다.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

산프레체 히로시마에서 활약 중인 한국 축구 대표팀 수비수 김주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산프레체 히로시마에서 활약 중인 한국 축구 대표팀 수비수 김주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산프레체 히로시마 미하엘 스키베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산프레체 히로시마 미하엘 스키베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올여름 김주성이 히로시마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인 동료가 생겼는데.

(김)주성이는 정말 좋은 선수다. 주성이가 와서 더 편하게 지내고 있다. 타지에선 한국인끼리 더 뭉치는 것 같다. 같이 밥을 자주 먹으려고 한다. 주성이와 더 가까워지려고 노력 중이다.

Q. 히로시마 미하엘 스키베 감독의 이력이 대단히 화려하다. 스키베 감독은 바이어 04 레버쿠젠, 갈라타사라이 SK,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헤르타 BSC, 그리스 국가대표팀 등을 이끌었다. 2022년부턴 히로시마를 맡아서 J1리그 감독상을 두 번(2022, 2024)이나 받았다. 어떤 점이 다른가.

감독님마다 특징이 있다. 우리 감독님은 카리스마가 있으시다. 쉴 땐 선수들을 아주 편하게 해주신다. 선수 관리 능력이 정말 뛰어나신 것 같다.

Q. 한국에서 몸담았던 전북이 올 시즌 K리그1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K리그1 소식도 접하고 있나.

당연하다. 전북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전북을 포함해서 한국에서 몸담았던 모든 팀을 응원하고 있다. 특히나 원소속팀인 수원 FC 경기는 최대한 챙겨보려고 한다. 수원 FC가 어려운 상황인데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

정민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정민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오사코 케이스케(사진 왼쪽). 사진=AFPBBNews=News1

오사코 케이스케(사진 왼쪽). 사진=AFPBBNews=News1

오사코 케이스케. 사진=AFPBBNews=News1

오사코 케이스케. 사진=AFPBBNews=News1

Q.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인 골키퍼가 꾸준하게 있다. 한국 골키퍼가 일본으로 향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가.

비교하는 게 조심스럽긴 하지만, 축구를 조금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듯하다. 일본은 시스템이 확실하게 잡혀 있다. 일본에선 잔디 걱정도 없다. 모든 경기장의 잔디가 훌륭하다. 일본에서 오래 몸담은 건 아니지만, 확실히 배우는 게 많다. 우리 팀 주전 골키퍼가 일본 국가대표로도 활약 중이다. 경쟁이 쉽진 않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좋은 선수와 경쟁하면서 배우는 게 많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Q. 일본 국가대표이자 히로시마 주전 골키퍼인 오사코와 훈련하면서 ‘다르다’고 느낀 게 있나.

선방 능력이 아주 좋다. 함께 훈련하면서 느끼는 건 파워가 정말 좋다. 힘이 있다 보니까 어떤 슈팅이든 확실하게 막아내는 것 같다. 어느 나라든 국가대표는 확실한 장점이 있어야 가는 곳이란 걸 느낀다.

정민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정민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일본행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가 결혼 때문이란 얘기도 있었다.

결혼 때문에 일본 도전을 결정한 건 아니다. 어릴 때부터 일본 축구에 관심이 많았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본 진출 기회가 왔다.

Q. 아내가 일본 분 아닌가. 일본에서 생활하면 좋은 점이 많을 듯하다.

생활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웃음).

Q. 동료들과 의사소통엔 문제가 없나. 아내가 일본인이어서 일본어를 잘할 것 같은데.

경기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려가’, ‘올라가’ 정도는 금방 배웠다(웃음). 다만, 깊이 있는 대화를 하는 건 조금 어렵다. 아내가 나의 일본어 능력을 ‘4세 어린이 수준’이라고 놀린다.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팀에서 생활할 땐 통역이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는다. 축구든 일본어든 열심히 해서 기회가 주어졌을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울산=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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