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앞 떳떳" 외친 한동훈…결국 넘지 못한 단일화-반탄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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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03 17:31 수정2025.05.03 17:31

"계엄 앞 떳떳" 외친 한동훈.. 단일화-반탄 여론 결국 못 넘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최종 결선에 진출했던 한동훈 후보가 3일 김문수 후보에게 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찬탄파(탄핵 찬성파) 대표 주자였던 그는 변화와 쇄신을 내걸었으나 당내 반탄파의 결집이 이뤄지면서 최종 후보가 되는데는 실패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최근 거세진 점도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 후보는 그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하려면 계엄을 저지한 자신이 후보가 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경선 초기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다는 이유로 전통적 지지층의 외면을 받는 듯했지만, 최근에는 지지율이 상승 추세로 들어서는 모양새였다. 당 일각에서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는 정서가 조금씩 커지면서 변화를 바라는 당심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날 최종 후보로 선출되지 못한 것은 결국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 기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김문수 후보는 일찌감치 '김덕수'(김문수+한덕수) 전략을 펼치며 가장 단일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반면 한 후보는 단일화 자체에는 열려 있단는 입장이었으나, 경선에 우선 집중해야 하고 국민의힘 후보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한 전 총리가 대선 출마를 공식 발표하면서 그를 향하는 표심이 김 후보에게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선 최종 후보가 되면 사실상 당 대표와 같은 전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한 후보가 되면 단일화가 무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표심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전히 반탄 구도가 우위인 당내 여론에 발목이 잡혔다는 평가도 많다.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던 원내외 인사들도 홍 후보 컷오프 직후 김 후보에 대해 지지선언을 했고, 후보 구도는 또 다시 찬탄 대 반탄 구도가 됐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계엄 및 탄핵 과정에서 한 후보가 보여줬던 모습들에 실망해 여전히 감정이 좋지 않은 의원들도 상당하다"며 "반탄파 의원들과 당원들이 막판 결집하면서 한 후보가 넘어서기 어려운 구도가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 후보는 정치 여정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 국민의힘이 진정한 국민의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맑은 날도, 비오는 날도, 눈오는 날도 늘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친한(한동훈)계 의원은 "아쉬운 결과지만, 옳은 길을 걸었으니 또 다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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