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허덕이는 中企…은행 연체율·파산신청 건수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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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주요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2026.6.21 뉴스1

서울 시내 주요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2026.6.21 뉴스1

주요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이 관련 수치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반도체 등 수출 대기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지만 많은 중소기업이 빚도 못 갚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금리 인상기에 빚에 허덕이는 영세 중소기업을 지원하면서도 경쟁력을 잃은 한계기업은 퇴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단순 평균값은 0.48%로 나타났다. 전체 연체율은 지난해 5월 말(0.49%)보다 0.01%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평균 0.73%로 집계됐다. 5대 은행 합산 수치가 확인되는 202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지난해 5월 말(0.71%)과 비교해도 0.02%포인트 높았다. 반면 대기업 연체율은 지난해 5월 말 0.19%에서 올해 5월 말 0.09%로, 1년 새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중소기업 부실채권도 늘고 있다. 지난달 말 5대 은행 전체 원화 대출에서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44%로 집계됐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넘게 연체돼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을 뜻한다. 이 중 중소기업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67%로, 이 역시 5대 은행의 합산 수치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준에 달했다. 지난해 5월 말(0.64%)보다 0.03%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대기업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36%에서 0.30%로 0.06%포인트 줄었다.

중소기업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대출 금리가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8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해 온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금리 인상을 예고하자 시장금리가 미리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먼저 올라 대출 금리도 뛰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5대 은행의 중소기업 운전자금 대출 중 보증서 담보대출 금리(잔액 기준)는 3.87~4.10% 수준이었는데, 넉 달 만인 올 4월 말에는 3.93~4.18%로 상·하단이 모두 올랐다.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잔액 기준) 역시 같은 기간 4.43~5.28%에서 4.50~5.35%로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버티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이 쓰러지고 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해 들어 다섯 달간 법원에 접수된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1060건으로 5월 기준 역대 최대였다. 5년 반 전인 2021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신청 건수(955건)를 이미 앞질렀다.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 중소기업들이 입는 타격을 완화할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책 자금을 쏟아붓기보다는 선진국들처럼 정부가 부분 신용보증의 형태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을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면서 “모든 기업을 지원해 줄 수 없는 만큼 잠재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선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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