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이끄는 오건영 단장
예금·MMF·단기채 등
현금성 자산도 수익나
반도체·AI 훈풍 여전해
주요 성장주 담아볼만
환차익 큰 수출주도 유망
2030 목돈 대신 소액 투자
자산의 움직임 체험해야
"금리는 주가를 아래로 끌어당기는 중력과 같습니다. 하지만 중력이 있다고 로켓이 뜨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한 추진력이 있으면 중력을 뚫고 올라갈 수 있습니다."
최근 출간된 '부의 갈림길' 저자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이 요즘 시장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주요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투자자들이 과거 공식만으로 시장에 대응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에서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도 긴축 필요성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고환율과 물가 부담에 주택시장 불안, 레버리지 투자 확대까지 겹치면서 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은행은 3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하반기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 고금리에도 오를 종목은 오른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내려간다. 기업의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할인율이 높아지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예금과 채권 같은 안전자산의 매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 단장은 "모든 주식이 같은 압력을 받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이라는 중력보다 성장의 추진력이 강한 산업은 오히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 분야가 반도체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설비투자 증가로 반도체 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고금리 환경에서도 주가가 버틸 동력을 얻고 있다. 오 단장은 "금리가 오른다고 해서 모든 주식을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금리 부담을 이겨낼 만큼 성장이 강한 산업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높아진 환율, 달라진 투자 공식
오 단장이 또 하나 주목하는 변수는 환율이다. 그는 환율의 절대적 수준뿐 아니라 시장 참여자의 인식 변화에도 주목했다. 그는 "과거에는 1200원대 환율도 높다고 느꼈지만 상승세가 수년간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적정 환율 수준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1300원대 후반이나 1400원 안팎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원·달러 환율의 하단 자체가 과거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환율은 투자자에게 양면성을 가진다. 달러 자산을 보유한 사람, 해외 주식이나 미국 채권을 가진 사람, 수출 대기업 주식을 보유한 사람에게는 환율 상승이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달러 자산이나 주식 투자 비중이 낮은 가계는 환율 상승의 이익을 누리기 어렵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 물가가 오르고 이는 에너지·식료품 등 생활물가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오 단장은 "높은 환율이 자산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격차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오 단장은 "몇 달 사이 시장의 기준값이 크게 바뀌었다"며 "과거 패턴만으로 시장을 해석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금리와 환율이 과거의 익숙한 수준으로 되돌아가기를 기다리기보다 높아진 기준값을 전제로 투자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의미다.
◆ 부동산 편중 줄이고 현금 늘려야
특히 은퇴 준비를 해야 하는 40·50대는 부동산 일변도의 자산 구조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 단장은 "부동산만 갖고 있다 보면 올 초처럼 금융자산에서 수익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금리 시대에는 현금성 자산의 역할도 커진다. 저금리 국면에서는 현금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컸지만 금리가 높아진 환경에서는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단기채 등 현금성 자산도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는 "현금이 있으면 불리한 시점에 보유 자산을 억지로 팔지 않아도 된다"며 "하락장에서는 좋은 자산을 싸게 살 기회도 생긴다는 점에서 포트폴리오의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30대 투자자에게는 소액으로 다양한 자산을 경험해보라고 조언했다. 처음부터 한두 종목에 큰돈을 넣기보다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해 여러 자산의 움직임을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혜순 기자 / 사진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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