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모델로 내달리는 벤틀리…이젠 퍼포먼스가 '뉴 럭셔리'

2 weeks ago 3

벤틀리 벤테이가 스피드.  벤틀리 제공

벤틀리 벤테이가 스피드. 벤틀리 제공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고급 자동차 브랜드 벤틀리가 고성능 모델 중심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자동차 시장 흐름에 맞춰 제품 전략을 전환하는 모양새다.

유럽에서 혹독한 조건 아래 자동차 랠리를 하는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에 출전해 온 벤틀리는 총 여섯 차례 우승했다. GT3 클래스 레이스,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 레이스 등 세계 각지의 경주에도 참여해왔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벤틀리는 최근 들어 고성능 파생 모델 출시를 가속화하고 있다.

전략 전환의 계기는 2024년 프랑크 슈테펜 발리저 최고경영자(CEO)의 취임이다. 고성능 차량 개발 엔지니어 출신인 그의 취임 후 벤틀리는 퍼포먼스 중심의 신차를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출시된 컨티넨탈 GT 4세대다. 세대교체 직후 퍼포먼스에 집중한 ‘스피드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컨티넨탈 GT 4세대는 4.0L V8 트윈터보 엔진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한 ‘울트라 퍼포먼스 하이브리드’를 탑재했으며, 최고 출력 782마력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속도(제로백)는 3.2초를 기록했다. 벤틀리 양산 차 기준 역대 최고 수치다. 올해 초 한국 시장에 출시된 벤테이가 스피드 같은 맥락의 고성능 라인업이다.

벤틀리가 올해 초 공개한 브랜드 필름 ‘슈퍼스포츠: 풀 센드’도 이 같은 기조를 보여준다. 해당 필름은 스턴트 퍼포머 트래비스 파스트라나가 고성능 모델 슈퍼스포츠를 몰고 영국 크루 본사를 달리는 내용으로, 컨티넨탈 GT3 레이스카, 2003년 르망 우승 차량 스피드 8 등 벤틀리 퍼포먼스 역사를 상징하는 차량이 등장한다. 벤틀리의 첫 순수 전기차 생산 라인도 영상에 담았다. 이 외에도 벤틀리는 지난 1월 오스트리아 첼암제에서 개최된 ‘FAT 아이스 레이스 2026’에도 참여해 오프로드 퍼포먼스 콘셉트카인 ‘벤테이가 X 콘셉트’를 공개하면서 차량 성능 중심 마케팅을 이어갔다.

벤틀리는 전동화 전환도 퍼포먼스 전략의 연장선에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벤틀리는 전동화를 단순한 친환경 전환이 아닌 퍼포먼스와 정교한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적 수단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 시장도 새 전략의 주요 무대다. 벤틀리는 벤테이가 스피드를 한국에 조기 출시하고 고성능 라인업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국내 고급 차 시장에서 디자인뿐 아니라 주행 성능에 집중해 입지를 넓혀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