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쇼크] 수출-증시 호황에도 고환율 까닭은
한국인 해외투자액 1년새 5.3배 쑥… 외국인은 증시서 12거래일째 매도
‘원화 실질구매력’ 최하위권으로 뚝
“고환율 지속땐 韓경제 발목” 우려
달러당 1500원을 훌쩍 넘어선 고환율과 고유가, 고금리는 국내 기업과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원자재 가격 등 수입 비용이 커지고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도 덩달아 높아지면 내수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이대로 고환율을 방치할 경우 수출과 증시 호황에 따른 경기 효과를 반감시켜 모처럼 도약을 시도하는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수출-증시 호황인데 원화 구매력은 최하위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520원을 넘은 것은 올해 3월 31일(1530.1원)이 마지막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의 오전 2시 마감 야간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1517.6원까지 올랐다. 올 들어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원화의 실질 구매력(실질실효환율)은 비교 가능한 64개국 가운데 일본 다음으로 낮은 최하위권이었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도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일부터 12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는데 이 기간 팔아치운 주식 규모가 46조7540억 원에 달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 등 자본 유출이 이어지면 환율이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며 “이러한 추세와 흐름을 막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 배럴당 100달러 고유가도 환율 악재
올해 3월부터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오르내리는 것도 환율 고공행진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의 선물 가격은 전쟁 발발 직전인 올해 2월 27일(현지 시간) 배럴당 67∼72달러에서 22일 종가 기준 97∼104달러 수준으로 뛰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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