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대신 노래 채집…주철환 PD가 모은 ‘인생 100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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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환PD. 사진제공 춘명 곤충채집이 여름방학 숙제이던 시절이 있었다. 잠자리채를 들고 채집통을 채우던 소년이 반세기 뒤 다시 채집에 나섰다. 이번엔 곤충 대신 노래다. 이미자부터 BTS까지, 그가 채집통에 담은 노래는 100곡. 노래를 따라가다 보면 그 시절의 사람과 풍경이 딸려온다.‘퀴즈 아카데미’ ‘일요일 일요일 밤에’ ‘대학가요제’ 등을 연출한 스타 PD이자 교수, 문화기관 경영자인 주철환 PD(71)가 신간 에세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루어질 수없는 사랑’(정다와)을 펴냈다.‘노래채집가’를 자처한 저자의 채집통은 세대도 국경도 가리지 않는다. 100편의 글은 이미자와 나훈아, 김민기와 정태춘, 조용필과 김광석을 거쳐 BTS와 잔나비에 이른다. 한 곡의 노래가 태어나 사랑받기까지의 길을 따라가며, 노래를 부른 사람의 삶과 노래가 지나온 시대의 풍경을 함께 펼쳐 놓는다.수십 년 방송 현장에서 별들을 지켜본 사람답게 스타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내공이 묻어난다. 저자가 보기에 우상에게는 유통기한이 있다. 별똥별처럼 스쳐 지나가지 않고 한자리에서 오래 빛나려면 네 가지가 필요하다. 개성과 품성, 근성과 정성이다. 자기 색깔과 인성도, 열정과 성실함도 없이 몇십 년을 기다려 줄 응원단은 없다는 것이다.그 네 가지를 증명한 이름으로 저자는 조용필을 꼽는다. 조용필 데뷔 35주년 콘서트 기획단에 참여했던 그는 자신이 노랫말을 쓰고 조용필이 곡을 붙인 ‘도시의 오페라’를 연습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다. 그때 비로소 ‘왜 조용필인가’에 대한 답을 확인했다고 적었다.노래 듣는 법에 대한 귀띔도 있다. 광화문역 1번 출구 벽에는 ‘모든 어른은 한때 어린이였다. 하지만 그걸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는 문장이 적혀 있다. 저자는 이 문장 앞에서 손디아의 ‘어른’을 튼다. 노랫말에 ‘어른’이라는 단어는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는 광화문역 1번 출구의 문장을 노래에 겹쳐 읽는다. 일종의 적극적 음악 독해다. 그는 “따로 독서 시간을 내기 버겁다면 5분만 음악에 할애하자”며 “굳은 석회질을 영혼의 아교질로 바꿀 기회”라고 썼다.주 PD는 25일 전화 인터뷰에서 음악의 세 요소인 리듬, 멜로디, 하모니에 빗대 삶을 이야기했다. 리듬은 저마다의 삶이 지닌 속도다. “힙합의 속도로 사는 사람이 있고, 트로트, 포크, 컨트리, 민요의 속도로 사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박자가 있다는 얘기다. 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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