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대출처 임대업도 '흔들'
4년새 못갚은 대출 8천억으로
자영업자 폐업에 이자비용 쑥
식당보다 연체증가 속도 빨라
경기 불황의 그늘이 길어지면서 은행에 가장 안정적인 대출 업종 중 하나였던 부동산임대업에도 부실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은행 대출 이자와 원금을 90일 이상 갚지 못한 부동산임대업 개인사업자의 장기연체 대출 원금이 최근 4년 새 8배 급증한 것이다. 고금리 기조로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상가 공실이 늘면서 임대업의 대출 건전성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신용정보원에서 받은 '개인사업자 업종별 대출 및 연체 현황'에 따르면 전체 개인사업자 가운데 금융채무 불이행으로 등록된 부동산임대업의 대출 원금이 2022년 1000억원에서 올해 3월 기준 8000억원으로 8배 늘었다.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뒤 90일 이상 연체하면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등록된다.
시장은 부동산임대업의 채무 불이행 대출 원금 증가 속도가 다른 업종보다 훨씬 가파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4년간 부동산임대업 대출 원금이 8배 증가하는 동안 숙박·음식점업 2.6배, 제조업 1.1배, 도·소매업 1.5배, 기타 비제조업은 2배 느는 데 그쳤다. 기타 비제조업이란 학원과 병원, 미용실, 수리업 등을 포함한다.
올해 4월 기준 부동산임대업 차주는 48만4000명이며 이들의 대출 잔액은 약 206조원이었다. 임대업의 대출 잔액이 2022년 약 206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출 규모는 그대로인데 연체만 급증한 셈이다.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등록된 전체 개인사업자 가운데 부동산임대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말 0.3%에서 올해 3월 1.3%로 높아졌다.
금융권에서는 고금리와 '상가경기' 불황 여파가 임대업주들까지 덮친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임대업에는 상가·주택·토지임대업이 모두 포함되지만, 대출의 상당 부분은 상가임대업자에게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연체액 역시 대부분 상가임대업자에게서 발생한 것이다. 건물주는 임차인에게 받는 임대료로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는데,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의 폐업과 공실이 늘면서 임대 수입이 감소해 임대업자의 연체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세청에 따르면 전국 폐업자 수는 2022년 86만7292명에서 2024년 100만8282명으로 증가했다. 최근 한국신용데이터(KCD)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에서도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확인된다. 조사에 따르면 이자와 원금을 제대로 갚지 못해 연체된 금액은 총 14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약 1조6000억원(12.6%) 증가했다.
폐업 증가로 인해 1층 일반상가 공실률(한국부동산원 기준)도 2023년 1분기 4.6%에서 올해 1분기 6.5%로 상승했다. 내수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데다 빈 점포를 채울 신규 창업 수요가 줄어들다 보니 그 여파가 임대업자에게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김상훈 의원은 "자영업자의 경영난이 임차인의 임대료 연체와 폐업으로 이어지고 결국 임대업자의 대출 부실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부동산임대업의 연체 급증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금융권 건전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경고 신호인 만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혜란 기자 / 권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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