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가액비율 상향, 재산세 5% 상한 폐지…'보유세 인상 패키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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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의 ‘부동산감세’, 증세로 정상화 수순
김용범 정책실장·조만희 세제실장, 릴레이 전문가간담회
보유세, ‘재산세 증가율 상한 폐지’도 검토
상생임대는 일몰, 임대주택사업자는 세혜택 축소 전망
서울시장선거 패배처럼…부동산 민심 이반 커질라

  • 등록 2026-06-23 오전 5:00:05

    수정 2026-06-23 오전 5:00:05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정부의 ‘부동산 과세 정상화’를 명분으로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부담은 높이는 한편 양도소득세 혜택과 임대사업자 세제 지원은 축소해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세 부담을 한꺼번에 늘릴 경우 매매가격과 전월세를 자극해 오히려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세제개편 예상안

보유세인 재산세, 5%보다 더 오를 수도

2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청와대와 재정경제부는 각각 김용범 정책실장, 조만희 세제실장 주재로 최근 부동산 전문가들과 잇달아 간담회를 열고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간담회엔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부터 대학 교수와 민간기관 전문가, 부동산 유튜버까지 다양한 인사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이 지난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반도체 호황발 유동성을 언급하며 ‘보유세와 양도세 조정을 통한 부동산 과세 정상화’를 언급한 것도 간담회에서 의견수렴을 거친 결과로 해석된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보유세 개편의 핵심은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공시가격에서 각종 공제를 뺀 뒤에 곱하는 비율로, 비율을 높일수록 종부세 부담을 늘리는 효과를 낸다.

문재인정부는 이 비율을 80%에서 95%까지 높였지만, 윤석열정부가 2022년 60%로 낮춘 이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종부세 중과 대상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3주택자 이상 보유자 중심인 중과세 대상을 규제지역 2주택자까지 넓히는 방안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이재명정부는 작년 법인세율 인상과 마찬가지로 윤석열정부가 완화한 세제를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작업을 ‘정상화’로 보는 분위기”라고 했다.

특히 재산세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가 주택 재산세 과세표준이 전년보다 5% 이상 오르지 않도록 제한하는 ‘주택 재산세 과세표준상한제’를 재검토하면서다.

이 제도는 급격한 세 부담 증가를 막기 위해 2024년 도입됐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 왜곡이 크다는 이유로 폐지 필요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도소득세로 대표되는 거래세 개편은 비거주 1주택자 혜택 축소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현재는 2년 거주 요건만 채우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통해 최대 40%까지 양도차익을 공제받을 수 있어 혜택이 과도하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이 있었다.

1가구 1주택자가 12억원 초과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하면 양도차익을 최대 80%까지 공제해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거래세 인상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입 모아 우려를 표했다는 전언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신규 공급이 부족한 시장에서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올리면 보유세는 전월세가격, 거래세는 매매가격을 올리는 역효과를 낸다”며 “세제 강화가 오히려 시장 불안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절세용’ 상생임대 종료…정책 신뢰도 저해 우려

정부는 매물을 늘리기 위해 다주택자에 더해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손볼 전망이다.

우선 등록 임대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예외 혜택 축소가 유력하다.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된 등록임대주택 제도는 현재 신규 등록은 중단됐지만 기존 등록자들은 여전히 세제 혜택을 받고 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전날 SNS를 통해 서울 지역에서 말소됐거나 향후 말소될 6만 8000가구가 시장 매물로 나올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예를 들면 ‘임차인과의 계약 종료 후 3개월 이내’와 같은 방식으로 유예기간을 줘 집을 팔도록 하고 이후엔 양도세 중과 혜택을 박탈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연말 일몰 예정인 상생임대주택 제도도 종료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임대인이 기존 임차인과 재계약 또는 새 임차인과 계약을 맺으면서 임대료를 직전보다 5% 이내로 인상하면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등 세제혜택을 주는 제도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규제지역에서 실거주하지 않아도 10억원까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주기 때문에 강남과 한강변 등에서 절세 목적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과제 정상화’ 기치를 내걸었지만, 정부의 잦은 세제 개편이 정책 신뢰도를 저해시킨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전문가는 “고강도의 부동산 증세안이 나올 분위기”며 “단기간에 세제가 크게 바뀌면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시장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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