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주 "분하고 억울, 환불해달라"…유튜버 지역비하 발언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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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07 16:35 수정2025.06.07 16:36

/사진=유튜버 잡식공룡

/사진=유튜버 잡식공룡

맛집 유튜버 '잡식공룡'(본명 왕현수)의 지역 비하 발언 여파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광고주 명단을 공유하며 "계약 해지 시까지 불매하자"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광고주는 이번 논란과의 선 긋기에 나서며 직접 광고비 환불을 요구했다.

7일 아이스크림 전문 브랜드인 라라스윗은 자사 공식 사회관계망(SNS)에 "최근 자사 제품을 협찬한 유튜버의 해당 발언으로 상처 받으신 모든 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라라스윗은 어떤 형태의 비하나 차별을 지지하지 않으며 이번 논란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자사는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 대한 편견이나 미움을 좆아하는 게 아니라, 모두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브랜드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광고 협업 모델 선정과 관련) 내부 기준을 재정비하고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국적 음식 브랜드인 '토끼다이닝'은 전날 오후 올라온 유튜버의 사과문 게시글에 공식 계정으로 직접 댓글을 달았다.

자신을 토끼다이닝 방주현 대표라고 밝힌 이 작성자는 "우리는 순이익으로 남을 만큼 매출이 뛰어나지도 않다보니 노출이 많이 되는 유튜버분들께 광고를 맡기는 게 좋겠다 싶었다"며 "알아보던 중 예전에도 한 번 광고를 진행했던 잡식공룡님께 연락을 드려 광고를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싼 광고비를 내서 진행을 했지만 이런 경솔한 발언으로 매장에 도움되는 게 아닌, 오히려 피해를 입고 있다. 너무 분하고 억울하다"며 "당장 (협업 영상) 게재 요청 중지와 광고비 전액 환불을 카카오톡으로 요청했지만 읽지도 않고 답장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 대표는 "이 논란과 관련해 메시지를 많이 받고 있다"면서 "매장이 잘됐으면 좋겠어서 귀한 돈 맡겼는데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 하는가. 연락을 전혀 안 보시니 답답해서 이렇게라도 댓글로 적는다. 빠른 처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구독자 약 17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잡식공룡은 공룡 옷을 입고 전국 맛집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인기몰이를 한 유튜버다. 10곳이 넘는 다양한 음식점 브랜드와 협업해 광고 콘텐츠를 진행해 왔다. 이번 논란으로 잡식공룡은 이날 오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삭제한 상황이다.

그는 앞서 지난 5일 자신의 SNS 계정에 전남의 특정 지역 대선 투표 결과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논란에 휘말렸다.

잡식공룡은 전남 한 지역의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89.04%를 기록한 제21대 대선 투표 결과 이미지를 올렸다. 이 이미지에는 "전남 xx 났음"이라는 원문 댓글이 포함돼 있었다. 잡식공룡은 해당 내용을 그대로 공유하며 "ㅋㅋㅋㅋㅋㅋ"의 반응을 더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한 누리꾼이 "전라도를 왜 비하하느냐"고 묻자 그는 "라도인임? 긁혔나 보다"라고 응수했다.

그밖에도 잡식공룡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를 비방하는 글을 캡처해 공유하며 "중국어 배우기 싫다, 비야디 주식 사기 싫다, 차이나 넘버원 외치기 싫다"는 문구를 덧붙이기도 했다.

논란 이후 누리꾼들 일부는 '광고주 명단'을 공유하며 "유튜버와 계약 해지하기 전까지는 불매 운동하자", "광고주도 책임이 있다" 등 광고주로 비판 대상을 넓혔다.

잡식공룡은 전날 5·18기념재단에 500만원을 기부한 송금 이력을 공개하며 "앞으로 그릇된 생각을 갖지 않도록 늘 주의하겠다"고 사과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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