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교황청이 전한 ‘마지막 24시간’
의료진 휴식권고에도 ‘부활절 외출’
광장 모인 5만 신자들 만나 강복
무보수 재임… 남긴 재산 100달러뿐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기 전날인 20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마지막으로 신자들을 만난 뒤 자신의 건강관리 보좌관이자 간병인인 마시밀리아노 스트라페티에게 건넨 말이다. 22일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전 마지막 하루를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부활절 축복 메시지를 전한 뒤 바로 앞 광장에 모인 5만여 명의 신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폐렴으로 37일간 치료 후 퇴원한 교황은 평소보다 지친 얼굴이었지만 전용차인 ‘포프모빌’을 타고 광장을 돌며 손을 흔들었다. 평소 아이들을 좋아한 교황은 아기를 보자 차를 세워 손을 어루만지기도 했다.
교황은 광장에서 신자들을 만날지를 놓고 잠시 망설였다고 한다. 체력이 받쳐 줄지 의문이었고, 의료진은 최소 두 달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에 교황은 스트라페티에게 “해낼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고, 그는 교황을 격려했다고 한다. 광장에서 신자들을 만난 뒤 교황은 피곤해했지만 만족하면서 스트라페티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교황청은 “(교황의 광장 방문은) 신자들 가운데 있고자 하는 깊은 소망과, 자신의 교황직의 상징이 된 인간적 유대감을 누리고자 하는 깊은 열망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스트라페티는 2022년부터 교황의 개인 간병인에 임명된 남성 간호사다. 그는 교황을 24시간 밀착 간호해 왔다.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은 21일 오전 5시 반경 급작스러운 뇌졸중 증후를 보였고, 약 1시간 후 스트라페티에게 작별하듯 손 인사를 한 뒤 혼수 상태에 빠졌다. 교황청은 “교황은 고통받지 않았으며,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났다”고 밝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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