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협의 과정서 “급수 차이 체감”
사업 규모 대비 행정 위상 괴리 지적
직급 구조가 협의력 제한 분석도
“기능 맞는 권한 설계 필요” 제언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을 이끄는 전당장의 직급 체계를 두고 기관 위상에 비해 낮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가 직접 운영하는 대표 문화기관임에도 기관장이 ‘나급 공무원’으로 분류되면서 중앙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구조적 한계를 겪는다는 것이다.
ACC 전당장은 개방형 직위로, 일반 공무원 승진 체계가 아닌 외부 전문가 영입 방식으로 임용된다. 이 과정에서 부여되는 ‘나급’은 고위직에 해당하지만, 통상 중앙부처 정책을 총괄하는 1~2급(실·국장급)보다 낮게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같은 직급 구조가 실제 행정 협의 과정에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ACC 주요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추진되는데, 이 과정에서 직급 차이가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화계 한 관계자는 “대형 전시나 국제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면 문체부 실·국장과 직접 협의해야 하는데, 급수 차이가 있다 보니 동등한 위치에서 논의하기 쉽지 않다”며 “공식적인 권한보다도 비공식 협의 과정에서 체감되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예산이나 조직 문제를 논의할 때 결국 결정권을 쥔 라인은 고위급인데, 기관장의 직급이 낮으면 접근 자체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며 “같은 테이블에 앉는 것부터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 같은 문제 제기는 공무원 조직의 특성과 맞닿아 있다. 행정 체계에서 ‘급수’는 단순한 직위가 아니라 권한과 영향력을 규정하는 기준으로 작용한다. 특히 중앙부처는 실·국장 중심의 위계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에, 직급 차이는 곧 정책 반영력과 협상력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직급 구조에 따른 협의력 제한’ 문제로 해석한다. 행정학에서 말하는 위계적 의사결정 구조는 상위 직급일수록 정보 접근과 의사결정 권한이 집중되는 구조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체계 속에서는 직급이 낮은 기관장이 정책 논의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ACC의 경우 단순한 산하기관을 넘어 국가 문화 전략을 수행하는 핵심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직급 체계와 기관 위상 간 괴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ACC는 국제 문화교류, 대형 공연·전시, 콘텐츠 제작 등 국가 단위 사업을 수행하고 있어 역할과 책임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기관장의 행정적 위상은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사업 규모와 리더십 구조 사이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문화정책 전문가는 “기관이 수행하는 기능은 사실상 국가 단위인데, 이를 이끄는 수장의 직급이 상대적으로 낮다면 정책 추진력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는 예산 확보와 조직 운영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앙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발언권이 제한되면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고, 이는 곧 중장기 계획 수립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개방형 직위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ACC 전당장은 행정 관료가 아닌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한 자리인 만큼, 직급보다는 전문성과 기획 역량이 더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실제 개방형 직위는 외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유연하게 설계된 제도로, 전통적인 공무원 서열 체계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전당장은 행정직이 아니라 문화 기획과 콘텐츠를 총괄하는 자리”라며 “직급보다는 역할에 맞는 전문성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직급 구조가 갖는 한계를 체감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특히 중앙부처 중심의 정책 결정 구조 속에서 기관장의 위상이 곧 협의력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ACC의 위상에 걸맞은 운영을 위해 전당장 직급을 상향하거나, 독립성과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문화정책 전문가는 “기관의 역할과 위상이 커진 만큼 이에 걸맞은 권한 구조와 직급 설계가 필요하다”며 “현재 체계는 기능과 권한 사이의 불균형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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