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委 열어…뉴프레임워크 가동
해외투자 규모 900조 육박
국내 외환시장서 헤지 늘듯
외화채권도 직접발행 추진
원화값 50원 상승 효과 기대
위탁운용 의결권 민간으로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자산의 환헤지 비율을 15%로 전격 확대한다. 달러당 원화값이 1500원 선을 위협받는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연기금이 헤지 물량을 늘려 원화가치 안정에 기여하고 포트폴리오의 환손실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14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026년 제3차 회의'를 열고 해외 투자 관련 개선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기금위는 환헤지 비율을 15%로 상향하는 배경에 대해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향후 국제 정세 변화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환손실을 방지할 것"이라며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해외 투자를 위한 외화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고자 환헤지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비율이 전략적 헤지에만 해당하는지, 전술적 헤지까지 포함한 규모인지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전략적 환헤지 최대 10%, 전술적 환헤지 5% 안에서 헤지 비중을 조정해왔다. 실제 헤지 비중을 기존보다 더 확대하는 방향성은 확실시됐지만, 구체적인 확대 비중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아울러 기금위는 국내외 금융지표를 종합한 '위기인식지수'를 마련해 단계별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지수가 80~100에 달하는 '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기금위 논의를 통해 전략적 자산 배분(SAA) 허용 범위 조정을 검토하는 등 보수적 운용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 2월부터 운영한 뉴프레임워크 기획단의 논의 내용도 이날 기금위에 보고됐다. 국민연금의 수익성·안정성 원칙에 따라 운용하면서 시장에 대한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상호 협조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국민연금과 작년 11월 말 4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관련 논의를 이어왔다. 환헤지를 확대하는 방향의 뉴프레임워크가 본격 가동되면 환율 안정에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그동안 정부가 4월 중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 발표로 외환 수급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여러 번 언급해온 만큼, 이달을 기점으로 원화값 하락이 진정될지 주목된다.
기금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규모는 882조2840억원으로, 총자산의 57%에 달한다. 2021년 말 415조1500억원에서 5년 새 2배 넘게 확대됐다.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은 지난 2일 보고서에서 "원화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한국 국민연금(NPS)의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기존보다 5%포인트 높은 15%로 상향 조정하면 이에 따른 영향력은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MUFG는 달러당 원화값이 2분기 1510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3분기 1490원, 4분기 1470원, 내년 1분기 1460원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헤지 비용에만 연간 수천억 원이 들 전망이고, 장기적으로 환차익을 포기하게 돼 기금 수익성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은 달러를 해외에서 직접 조달하는 방식으로 환율을 안정시킬 계획이다. 지난 2월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이 해외에서 외화채권을 직접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 이날 기금위에서는 향후 5년간 기금 목표 수익률과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설정하기 위한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 진행 상황을 보고받았다.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달 중 자산 배분 및 허용 범위 개선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한편 국민연금이 위탁운용하고 있는 주식 의결권을 민간 운용사에 넘기는 방안도 실무 단계에 착수했다. 복지부는 최근 펀드를 통해 투자된 주식을 다른 펀드로 실물 이전이 가능한지 유권해석에 나섰다. 특정 펀드 운용사의 수익률이나 의결권 행사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운용사를 바꿀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위탁운용 방식을 일임에서 펀드 형태로 변경하는 데 따른 조치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평가액은 최근 1년여간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주 호황에 힘입어 증가분 중 절반 이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기업 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이달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지분 평가 금액은 353조3618억원으로 집계됐다.
[김금이 기자 /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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