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단체급식업계가 기업급식과 군 급식을 동시에 겨냥한 ‘투트랙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급식 시장에서는 유명 셰프·맛집 협업 등 프리미엄 메뉴로 기존 고객사를 붙잡고, 올해부터 일반 병사식당까지 민간 개방이 본격화한 군 급식 시장에서는 신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존 시장은 고급화로 방어하고, 새 시장은 군 급식으로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맛도 경험도 잡는다…진화하는 프리미엄 급식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단체급식업계의 프리미엄 전략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본격화했다. 기업들이 감염 예방 차원에서 임직원의 사내 식당 이용을 장려하면서 구내식당의 중요성이 커진 영향이다. 2021년을 전후해서는 유명 셰프와 외식 브랜드 협업, 특식 이벤트가 확산하며 구내식당을 외식 수준의 식음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바꾸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급식업체들이 프리미엄 메뉴 경쟁에 나선 배경에는 치열해진 수주전이 있다. 기업 단체급식 계약은 통상 2~3년 단위로 갱신돼 계약 만료 때마다 경쟁 입찰을 거쳐야 한다. 과거에는 가격과 운영 효율이 주요 평가 기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임직원 만족도가 재계약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신규 경쟁입찰 시장 규모도 2021년 약 3600억원에서 올해 약 7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삼성웰스토리는 2020년 스타 셰프 협업 프로그램인 '셀럽테이블'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급식을 확대해왔다. 이후 노티드, 런던베이글뮤지엄 등 인기 디저트 브랜드를 구내식당으로 들였고, 24년도에는 미쉐린 가이드와 블루리본 서베이 등 국내외 미식 평가에서 인정받은 맛집의 대표 메뉴를 선보였다.
작년에는 일본 이치란 라멘, 중국 하이디라오, 싱가포르 송파바쿠테 등 해외 유명 맛집으로 협업 범위를 넓히기도 했다. 올해는 한국조폐공사와 손잡고 골드바 모양의 디저트 패키지인 '골드바이트'를 출시하는 등 식품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브랜드 협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90여 개 브랜드와 협업해 약1200만 명에게 특식을 제공했다.
실제 삼성웰스토리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장인 최민서 씨(25)는 "최근 구내식당에서 신용산 맛집 '효뜨'와 협업한 메뉴가 나온다고 해 일부러 먹으러 갔다"며 "유명 맛집과 협업한 메뉴는 꼭 챙겨 먹는다며, 이런 메뉴가 있는 날은 점심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는 급식을 '콘텐츠 플랫폼'으로 키우는 전략을 택했다. 계열사인 CJ ENM과 CGV가 보유한 콘텐츠 IP를 활용한 특식 이벤트를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영화 미션임파서블, 드라마 태풍상사 등과 연계한 메뉴를 선보이며 구내식당을 콘텐츠 체험 공간으로 확장했다. 단체급식 매출은 2021년 4554억원에서 지난해 8429억원으로 증가했다.
업체별 차별화 방식도 다르다. 아워홈은 급식의 기본인 ‘맛’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맛집 안내서 ‘블루리본 서베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메뉴를 단체급식에 적용하고, ‘밥 소믈리에’를 양성해 전국 사업장의 밥맛을 표준화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급식을 임직원 복지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국 사내 카페를 건강 콘셉트 브랜드 ‘카페 그리팅’으로 개편하고 저당·저카페인 음료를 확대하는 등 식사와 휴게 공간을 함께 차별화하는 전략이다.
성숙한 급식업계…새 성장축은 군 급식
기업급식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업체들은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그 중심에 군 급식이 있다. 군 급식 민간 위탁은 2022년 시범사업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됐고, 올해부터 일반 병사식당까지 민간 참여가 본격화하면서 새로운 수주 시장으로 떠올랐다. 업계는 전체 군 급식 시장을 약 2조원, 민간 위탁 시장은 약 3000억원 규모로 추산한다.
급식업체들이 군 급식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안정성 때문이다. 군 급식은 식수 규모가 크고 결식률이 낮아 매출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다. 장병 대부분이 20대 남성인 만큼 식단 기획과 운영 효율을 높이기 쉽고, 한 번 사업장을 확보하면 일정 물량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업체별 수주 실적도 갈리고 있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현재 육·해·공군과 해병대 병사식당을 포함해 14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9개 사업장을 맡고 있다. CJ프레시웨이와 아워홈은 올해 각각 2곳과 3곳을 새로 따냈다. 본우리집밥도 지난 4월 가평 수송부대 병사식당 운영을 시작으로 올해 3개 사업장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기업급식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고객사를 유지하고, 군 급식에서는 새롭게 열린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최근 업계의 공통 전략"이라며 "민간 개방이 확대될수록 군 급식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지 기자 yunto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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