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든 시작이 어렵습니다. 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분들이 마음은 항상 어느 곳엔가로 가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현실에 처한 다양한 상황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장애물을 다 뛰어 넘고 도전에 성공한 이들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여성 최초로 요트로 세계일주에 나선 이를 여책저책이 만나봅니다.
하늘과 바다 사이 돛을 올리고
김영애 | 도서출판 호밀밭
수십 년을 평범한 주부로 살았다. 하지만 마음만은 늘 바람처럼 지구 곳곳을 누비고 싶었다. 자유로운 영혼을 꿈꿨으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그러다 우울증이 왔다. 보다 못한 남편은 패러글라이딩을 권유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스킨스쿠버, 스노보드, 승마까지 웬만한 레포츠는 다 해봤다. 삶의 전환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 유독 스킨스쿠버가 여운이 컸다. 결국 바다와 사랑에 빠졌고, 좀 더 알고 싶었다. 그렇게 요트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60세가 넘은 나이에 도전을 선택한 만큼 제대로 하고 싶었다. 스스로의 한계에 정면으로 맞서자고 다짐했다. 저자 김영애가 대한민국 여성 최초로 요트 세계 일주에 나서게 된 배경이다. 배는 크로아티아에 있었다. 러시아 국적기 아에로플로트항공을 타고 모스크바를 경유해 크로아티아로 갔다. 걱정을 하는 이도 많았지만 ‘이제부터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는 마음이 더 컸다. 내가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 그대로 담겼다.
배는 크로아티아에서 출항했다. 스페인, 모로코를 거쳐 카리브해, 파나마운하를 지나 태평양의 무인도와 일본 오키나와, 그리고 한국에 닿았다. 경유한 나라만 17개국, 50여 도시, 그 여정만 405일, 거리는 3만3000km의 바닷길이었다. 저자는 이 긴 여정을 여행기로 정리한 끝에 책 ‘하늘과 바다 사이 돛을 올리고’로 출간했다.
책은 바다에서 맞이한 태풍 속에서의 공포와 돌고래 떼와의 만남, 무인도에서의 생일 파티, 각국 항구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 그리고 손주의 첫돌을 바다 위에서 맞으며 느꼈던 미안함 등을 진솔하고도 유쾌하게 담았다. 또 항해 경로와 바다 위 좌표, 동영상 등을 QR코드를 통해 제공한다. 누구나 꿈꿔보지만, 감히 도전하기 어려운 삶의 전환을 온몸으로 증명해낸 김 선장의 진솔한 항해 일지는 특히 여성, 중년 이후, 모험이라는 키워드에 공감하는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저자의 요트 세계 일주 이야기는 누구든 어느 순간부터라도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바다를 항해한 기록은 그 자체가 곧 삶을 살아낸 기록이다. 바람을 읽고 돛을 조정해 나아가는 항해는 저자 자신을 알아가는 여정이다. 책은 도전, 회복, 치유, 자기 발견 등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다양한 키워드를 통해 405일간의 항해를 인생 항해로 확장해 나간다. 저자는 더 나은 삶을 꿈꾸는 모든 이에게, 특히 ‘중년 이후의 삶’에 불안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건네며 지금 우리에게 다시 인생의 돛을 올릴 시간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 ‘여책저책’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세상의 모든 ‘여행 책’을 한데 모아 소개하자는 원대한 포부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출판사도 좋고, 개별 여행자의 책도 환영합니다. 여행 가이드북부터 여행 에세이나 포토북까지 어느 주제도 상관없습니다. 여행을 주제로 한 책을 알리고 싶다면 ‘여책저책’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장주영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