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채권형 랩 돌려막기 증권사, 피해액 최대 70% 배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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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김병언 기자

금융감독원. 김병언 기자

금융감독원이 ‘채권형 랩·신탁 돌려막기’로 고객에 피해를 입힌 증권사에 손해액의 최대 70%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9일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고 A증권사에 채권형 랩·신탁 투자로 손실을 본 B씨와 C씨에게 각각 손해액의 60·70%를 배상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렸다. B씨에게는 3억9000만원을, C씨에게는 12억6000만원을 각각 배상하도록 했다.

2020년대 초에 문제가 됐던 채권형 랩·신탁 돌려막기 사건에 대해 분조위 배상 결정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사의 선관주의 및 충실의무 위반을 인정해 손실을 배상하도록 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시중금리가 급등하자 증권사들은 랩·신탁 만기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고객 계좌의 기업어음(CP)을 고가 매수하거나 만기가 맞지 않는 채권을 섞어서 운용하는 편법을 활용했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최근 증권사가 선관주의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며 목표수익률에서 미달한 금액의 70%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금감원도 A증권이 선관주의 의무와 충실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봤다. 금감원은 “재산을 운영하면서 대부분 시가보다 고가에 CP와 채권을 매수한 것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투자일임재산을 운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만기가 2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잔존만기가 10개월인 채권·CP를 편입한 뒤 평가손실을 낸 것도 선관주의 및 충실의무 위반 사안이라고 봤다.

금감원은 “이번 분조위 결정은 고객의 재산을 위법하게 운용할 경우 행정상의 제재뿐 아니라 민사상 책임도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심우일 기자 goodwi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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