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규모 2.4조→1.8조 축소했지만 문턱 못넘어
한화솔루션 “당국 요구 무겁게 받아들여…신고서 성실 준비”
금융감독원이 한화솔루션의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에 다시 제동을 걸었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금감원의 1차 정정 요구 이후 증자 규모를 2조4000억원대에서 1조8000억원대로 줄였지만, 또 다시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향후 증권 발행 절차 등의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0일 오후 금감원은 한화솔루션이 지난 17일 제출한 유상증자 관련 정정 증권신고서에 대해 재차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지난 9일 첫 정정 요구 이후 두 번째다.
이번에도 정정 요구의 구체적 사유는 보안 사항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정정 요구는 심사 마감시한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 한화솔루션이 정정신고서를 제출한 지 10영업일째 되는 날은 5월 4일로, 금감원은 마감시한을 1영업일 앞두고 2차 정정 요구를 한 셈이다.
금감원이 정정신고서를 재차 요구함에 따라 해당 증권신고서는 수리되지 않은 상태로 효력이 정지됐다. 한화솔루션이 3개월 이내 정정신고서를 다시 제출하지 않으면 해당 신고서는 철회된 것으로 간주된다.
금감원의 요구에 한화솔루션은 재차 정정신고서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2차 정정 요구를 매우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그동안 유상증자와 관련해 제기된 지적과 의견을 겸허한 자세로 다시 한번 깊이 새기고, 성실하게 정정 요구를 충족하는 신고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3월 26일 약 2조4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조달 자금은 차입금 상환과 설비 투자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에 이르는 대규모 증자를 주주들과 충분한 사전 소통 없이 발표한 데다,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가 채무상환이라는 점에서 주주 반발이 확산됐다.
해당 유상증자계획을 중점심사대상으로 선정해 집중점검해온 금감원은 지난 9일 한화솔루션이 제출한 최초 증권신고서에 대해 1차 정정 요구를 했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지난 17일 유상증자 규모를 약 1조8144억원으로 줄여 정정 신고서를 제출했다. 발행 주식 수는 기존 7200만주에서 5600만주로 축소했고, 채무상환자금은 약 1조4899억원에서 9067억원으로 줄였다. 시설자금 9067억원은 기존 계획을 유지했다.
한화솔루션은 당초 증자를 통해 상환하려던 채무 가운데 약 6000억원은 자산 매각과 자본성 조달 등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금감원이 2차 정정 요구에 나서면서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의 필요성과 자금 사용 계획, 재무구조 개선 방안, 주주가치 훼손 우려 등에 대한 설명을 다시 보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금감원이 이번 심사 과정에서 단순한 증자 규모 축소만으로는 투자자 보호 측면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한화솔루션이 보유한 자산을 활용하는 대신 기존 주주 지분가치 희석이 불가피한 대규모 유상증자를 택한 배경,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 주주 소통 계획 등이 쟁점으로 거론된다.
금감원이 한화그룹 계열사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제동을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산·항공우주·조선 분야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했을 당시에도 금감원은 두 차례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최종적으로 발행 규모는 2조3000억원으로 축소됐다. 부족해진 1조3000억원은 한화 계열사들이 참여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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