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 차원 지원책 수립
기후부, ESS 활용 전력 확충
국토부, 입주기업 직원 위해
'30분 생활권' 정주여건 조성
"간헐성 큰 재생에너지만으론
반도체 팹가동 사실상 어려워"
전력·용수 실현 가능성에 의문
정부가 반도체와 피지컬 인공지능(AI), AI 데이터센터를 연계한 '3대 메가프로젝트'의 적기 실현을 위해 범부처 차원의 지원사격에 나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서남권 반도체단지에 용인 클러스터의 40% 수준인 전력과 용수를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고, 국토교통부는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물류·주택 맞춤형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핵심 인프라스트럭처인 전력과 용수 공급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문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서남권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6.3기가와트(GW)의 전력과 65만t의 용수를 적기에 차질 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호남권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에 정부가 필요하다고 예상한 전력과 용수 규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장관은 "그 이상의 물과 전기도 미리 준비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밝혔다. 향후 생산 역량이 커질 수 있는 여지를 열어 둔 것이다.
김 장관이 밝힌 규모는 현재 경기도 용인시에 조성되고 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량 15GW와 용수 150만t의 40% 수준이다. 서남권 반도체단지를 수도권에 이은 '제2의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충분히 확보하겠다는 메시지다.
◆ 지산지소형 전력망 체계 보강
특히 김 장관은 또 "전기가 생산된 곳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지산지소형 전력망 체계를 보강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양수발전을 확대해 전력의 유연성을 대폭 보강하도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정부는 앞서 2030년까지 태양광 56GW와 풍력 7GW를 포함해 총 100GW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방에 조성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프라는 물론 입주 기업 직원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출퇴근과 생활권은 30분, 수출입 물류권은 1시간으로 하겠다"며 "지방으로 가면 '공항이 멀다' '물류가 불편하다'는 걱정을 정부가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토교통부는 지역과 산업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임대 등 양질의 주택 공급을 추진하고, 대규모 수요가 발생할 경우 공공주택지구 등을 연계해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의 야심 찬 인프라 공급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반도체 공정의 핵심인 전력의 안정성과 용수 공급의 자립도에 대한 염려가 크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에너지기후정책학과 교수는 "양적으로는 재생에너지로 반도체 수요 전력을 맞출 수 있겠지만 변동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반도체 팹이 들어온다면 새로 믹스를 구성해야 하고 원전, 액화천연가스(LNG) 둘 다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SS를 붙여서 (간헐성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며 "ESS로 에너지 공급을 하려면 주택 하나도 어렵다"고 말했다.
용수 공급 역시 기후위기에 따른 변동성이 걸림돌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영산강 권역 하천유역 수자원 관리계획'에 따르면, 영산강 권역은 과거 최대 가뭄 발생 시 생활·공업용수는 연간 7100만㎥, 농업용수는 2600만㎥의 물 부족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특히 영산강 상류 등 8개 중권역은 수원 부족으로 인해 '이수 안전도(용수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시키는 지표)'가 낮은 상태다. 이미 미래 자동차 등 기존 산업단지 수요만으로도 용수 공급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반도체 라인까지 가세할 경우 물 부족 사태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별도의 참고 자료에서 서남권 반도체 전력은 '접속 선로 신속 구축'을 통해, 용수는 '도수관로 신속 건설'을 통해 가능하다고 밝혔다.
◆ 남부권 대학 거점 인재 양성
정부는 반도체 산업의 핵심 경쟁력인 인력 확보를 위해 남부권 대학을 거점으로 한 '반도체 인재 10만명 양성'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달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글로벌 반도체 설계 지식재산권(IP) 기업인 영국 암(Arm)과 손잡고 설립한 '암 스쿨(Arm 스쿨)'이 문을 열었으며, 내년에는 남부권 연합공대를 중심으로 한 인력 양성 사업이 가동될 예정이다.
아울러 2035년까지 총 18.4GW 규모로 확대될 AI 데이터센터(AIDC) 생태계를 뒷받침하기 위한 금융 지원책도 마련됐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 등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구축·증설 비용은 물론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핵심 AI 반도체 도입 비용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또 AI 데이터센터 특화 산업단지를 조성해 국내 솔루션 기업들이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대규모 실증 기회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3대 메가프로젝트의 축을 이루는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10대 산업 특화 휴머노이드 개발에 착수한다.
[강인선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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