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퇴임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자신에게 장학금을 주며 지원한 김장하(81) 선생을 2일 경남 진주시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문 전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만장일치로 결정하기까지 역대 대통령 탄핵 사건에 견줘 오랜 시간이 걸렸던 이유를 밝혔다. “재판관끼리 이견이 있는 상태에서는 국민을 설득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5일 MBC 경남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문 전 권한대행은 2일 김장하 선생과 만난 자리에서 “(탄핵 선고가) 오래 걸린 건 말 그대로 만장일치를 좀 만들어 보려고…. 시간이 조금 늦더라도 만장일치를 하는 게 좋겠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몇 대 몇으로 나오면, 소수의견을 갖고 다수 의견을 공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소수의견조차도 다수의견으로 담아내려고 조율했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선고는 38일 만에 이뤄져 노무현 전 대통령(14일)과 박근혜 전 대통령(11일) 사건과 비교해 최장기간 평의를 기록했다.
문 전 대행은 “(탄핵 심판) 사건을 보자마자 결론이 서는 사람도 있지만, 모든 것을 다 검토해야 결론을 내는 사람도 있다”며 “그 경우에는 당연히 빠른 사람이 느린 사람을 기다려야 한다. 빠른 사람과 급한 사람들이 인내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문 전 대행은 김 선생이 “다수결이 민주주의 꽃이라 그러는데 요란한 소수가 조용한 다수를 지배한다. 그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라고 묻자 잠시 고민하더니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을까요”라고 답했다.
한편 진주에서 약 60년간 ‘남성당 한약방’을 운영하며 평생 기부와 선행을 이어온 김장하 선생 이야기는 문 전 대행과의 일화로 재조명 됐다.
문 전 권한대행은 고등학교 2학년부터 대학교 4학년까지 이른바 ‘김장하 장학생’으로 장학금을 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