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협상 교착국면 지나…지금은 밀당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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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6일 세종시 한 식당에서 취임 후 처음 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6일 세종시 한 식당에서 취임 후 처음 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펀드에 대해 “미국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난 16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어떤 분들은 3500억달러를 미국이 다 가져가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런 구조는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투자금 1500억달러처럼 국내 기업의 대미 투자를 지원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협상 내용과 미국 측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지만 “교착 국면을 지나 밀고 당기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저서(거래의 기술)에 ‘10을 얻으려면 100을 요구하라’는 대목이 있는데 실제 (미국과의) 협상이 그렇다”고 전했다.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관세 인하를 관철한 일본의 협상 결과에 대해선 “일본도 미국이 다 가져가는 구조였다면 합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은 자동차를 포함해 품목관세 전반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합의한 것”이라며 “투자금이 한꺼번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자국 기업을 우대하는 조항도 넣었다”고 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 관세 협상을 타결했지만 대미 투자 이행 방법 등 세부 사항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김 장관은 이달 12일 미국 뉴욕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을 만나는 등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김 장관은 일각에서 ‘협상 회의론’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인도나 스위스, 중국을 보면 (협상이) 안 되면 관세가 무지막지하게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관세 협상은 앞으로 미국과의 관계는 물론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에둘러 답했다. 협상 타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간담회에서 후속 협상에 대해 “상세 영역에서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이) 장기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관세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시기보다는) 어떤 내용으로 합의하느냐”라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해야 하고, 우리 국익을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대훈/김형규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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