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을 향해 다가가는 부처… 태국 예술의 정수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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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중박 특별전 ‘어메이징 타일랜드’
21개 기관 소장 유산 239점 전시

태국 전통 가면극 ‘콘’에서 사용하던 19세기 원숭이 장군 가면.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태국 전통 가면극 ‘콘’에서 사용하던 19세기 원숭이 장군 가면.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사뿐 들어 올린 발뒤꿈치가 금방이라도 대좌에서 내려올 듯. 지그시 감은 눈과 둥글게 굽이진 눈썹, 가지런하게 모은 손가락엔 기품과 아량이 깃들었다. 오래전부터 태국에서 귀한 성물(聖物)로 여겨지던 ‘불족적(佛足迹·부처 발자국)’의 기운이 물씬하다.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부처의 모습을 형상화한 이 불상은 오늘날 태국의 문화적 뿌리를 이루는 수코타이 시대(1238∼1438년) 예술의 정수로 꼽히는 14세기 ‘걷는 부처’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2일 언론공개회에서 “중생을 구제하고자 고요하게 다가가는 자세와 옷자락이 바람에 가볍게 날리는 표현법이 탁월한 명작”이라고 설명했다.

이 걸작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날 기회가 생겼다. 23일부터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하는 특별전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에서다. 여러 왕조를 거쳐 발전해 온 태국의 역사와 예술을 대대적으로 조명한 전시다.

14세기 수코타이 시대 걸작으로 꼽히는 ‘걷는 부처’.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14세기 수코타이 시대 걸작으로 꼽히는 ‘걷는 부처’.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이번 특별전은 푸른빛이 아름다운 선사시대 유리 장신구와 6∼7세기 석조 불상, 19세기 왕실의 정교한 금속 공예품 등 태국 21개 기관이 소장한 굵직한 문화유산 239점을 선보인다. 우리나라 국립박물관에서 이 정도 규모로 태국 미술을 소개하는 건 처음이다.

수코타이를 흡수한 뒤 400년 넘게 번성한 아유타야 왕국(1351∼1767년)의 왕실 문화유산도 눈여겨볼 보물들이다. “예술과 종교, 정치적 산물이 지금까지도 태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태국 문화부 예술국)고 평가되는 게 이 시대다.

태국 불교사원에서 특별한 의례 때 사용하던 그림.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태국 불교사원에서 특별한 의례 때 사용하던 그림.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이번 전시에선 국왕에게 ‘신성한 통치자’의 권위를 부여하던 15세기 상투관이 특히 시선을 사로잡는다. 색색깔 유리알과 황금으로 정교하게 장식돼 무척 아름답다. 전시를 기획한 권강미 학예연구관은 “아유타야 왕국은 국제 교역을 중심으로 부를 축적하면서 태국 고전 문화의 황금기를 이룩했다”며 “황금빛 궁전과 사원이 이때 대거 세워졌다”고 설명했다. 18세기 후반 등장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라따나꼬신 시대를 조명하며 특별전은 마무리된다. 금박을 입힌 전통극 가면은 태국 특유의 화려한 미감을 잘 보여준다. 9월 6일까지.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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