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2026시즌은 절망적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선수 개개인을 놓고 보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이들이 제법 있다.
케이시 슈미트도 그중 한 명이다. 시즌 개막할 때만 하더라도 그저 유틸리티 선수로 여겨졌던 그는 12일(한국시간) 경기까지 타율 0.280 OPS 0.809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 타선의 한 축을 맡은 선수로 자리 잡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된 6회 스리런 홈런을 때렸다.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시즌 홈런 19개를 기록했다.
1루부터 2루, 유격수, 3루까지 내야 모든 포지션에 좌익수까지 소화하는 등 여러 위치를 옮겨 다니며 세운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더 크게 다가온다.
말 그대로 ‘슈퍼 유틸리티’로 우뚝섰다.
그는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여러 다른 포지션을 적응해가는 와중에도 이렇게 해낼 수 있었던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며 전반기 활약을 자평했다. “그저 이곳에 있으면서 팀을 도울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의 19홈런은 라파엘 데버스와 함께 팀 내 공동 1위 기록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시즌 첫 95경기에서 19홈런 이상 기록한 타자가 두 명인 것은 2000년 배리 본즈, 제프 켄트 이후 처음이다.
슈미트는 “홈런을 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잘 맞은 타구를 때리고 어떻게든 출루하는 것이 목표다. 홈런은 금상첨화일 뿐이다. (홈런을 치려고) 어떤 공을 노리고 그런 것은 없다”며 홈런 기록에 대해 말했다.
“내 경기력에 만족하고 있다. 기분이 좋다”며 현재 모습에 관해 만족감을 드러낸 그는 “무엇보다 준비 과정에 신경을 많이 쓴다. 루틴을 꾸준히 지키며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한다”며 시즌을 치르고 있는 자세에 대해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에 집중하고 있다. 내게는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이다. 선발로 나가든 아니든 상관없다. ‘시즌 내내 해낼 수 있겠다’이런 생각보다는 지금,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이곳에서 충실히 하려고 한다. 그리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만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은 ‘단순함’을 슈미트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천재적인 선수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단순함이다. 단순함 속에 천재성이 깃들어 있는 법이다. 슈미트는 매 타석 장타를 노리고 들어선다. 그 대가로 볼넷은 한 달이나 두 달에 한 번 정도밖에 얻지 못하지만, 경기를 깊이 이해하는 선수다. 그러면서도 접근 방식은 아주 단순하다. 스윙할 때도 힘을 뺀 듯하면서 공격적인데 이것이 미묘한 조화”라며 생각을 전했다.
그는 현역 시절 유틸리티 선수로 이름을 날린 벤 조브리스트를 언급하면서 “조브리스트의 활약도 대단하지만, 슈미트가 지금 보여주는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수비 위치를 끊임없이 옮겨 다니면서도 타석에서 그만큼 기여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다. 그는 정말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오늘 승리가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슈미트가 유틸리티 선수로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음을 강조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네 번째 시즌 만에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슈미트는 “난 항상 경기장에서 어떤 활약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걸 어떻게 밖으로 표출하고 실현해낼지가 관건이었다. 데뷔 후 첫 2년 동안은 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매년 조금씩 새로운 것들을 배워 내 경기에 접목하면서 차근차근 완성해 나가고 있다고 느낀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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