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했는데 왜 우울할까”…Z세대 덮친 ‘생존자의 죄책감’
과거에는 전쟁이나 대형 참사 생존자에게 주로 쓰이던 표현이 이제는 극심한 취업난과 고용 불안 속 청년 세대의 심리를 설명하는 단어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에 글을 기고한 모세스 장프랑수아는 “2년 기다림 끝에 첫 직장을 구했을 때 느낀 것은 기쁨보다 ‘생존자의 죄책감’이었다”고 고백했다.
모세스는 대학 내내 걱정했던 일자리 부족이 졸업 직후 현실로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르바이트가 본업 같고, 내 꿈은 한낱 취미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고 토로했다.문제는 취업 이후에도 불안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세스는 “지금은 취업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고군분투 중인 친구들을 보며 이 기회를 누릴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어떻게든 동기들을 돕고 싶지만, 사회초년생으로서 망가진 고용 구조를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이 죄책감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현상은 한국 사회에서도 나타난다. 또래보다 일찍 일자리를 찾은 오모(25) 씨는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취업’이 화두가 될 때마다 말수가 적어진다.
오 씨는 “친구들은 여전히 서류 전형 탈락(서탈)하거나 인턴직인데, 이 앞에서 일 이야기를 하는 것이 껄끄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며 “자랑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아예 대화 주제를 돌려버릴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 ‘생존’했지만 여전한 압박감 “남겨져도 반송장”
직장인 커뮤니티 잡플래닛에는 최근 구조조정을 겪은 서울 소재 기업 직원의 리뷰도 올라왔다.
해당 직원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상상도 못 할 많은 사원이 해고됐다”며 “회사가 아무리 좋아도 한순간에 회사 생활이 끝나는데, 공포심 속에 다녀야만 하는가. 나간 사람은 상처받고, 남겨진 사람은 반송장이 된다”고 적었다.
Z세대가 취업에 대해 느끼는 감상은 복합적이다. 가족과 친구들의 응원에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취업에 대한 압박감과 취업 이후 진로에 대한 혼란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5년 항우울제 처방 건수는 약 2440만 건으로 5년 전보다 36.7% 급증했다. 특히 30대는 74.7%, 20대는 55.9%의 증가율을 보여 타 연령대보다 높았다.
● ‘과잉 경쟁’이 불지핀 박탈감…죄책감 허덕이는 청년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중 ‘외롭다’고 응답한 비율은 16.9%로 전년(21.1%) 대비 오히려 하락했다. 특히 2030세대의 외로움은 타 연령대보다 더 낮았다.
전문가들은 대신 청년층 정신 건강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 ‘상대적 박탈감’과 ‘과잉 경쟁’을 지목한다.경기연구원(GRI) 연구논총의 지난해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사회 구조적 불안정성과 경쟁에 익숙한 청년층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을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며, 이는 청년들의 심리·정서 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청년층의 정신 건강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보다, 사회적 비교에서 비롯되는 박탈감과 정서적 경험이라는 복합적인 기제를 통해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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