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로 “머스크는 車조립자일 뿐”… 관세 우회비판하자 직격탄

3 weeks ago 14

머스크, SNS에 자유무역 강조 영상… 나바로엔 “뭐 하나 이룬 것 없어”
머스크 동생도 “관세는 세금” 가세… 테슬라 주가, 관세 발표 후 17% 급락
WP “트럼프 취임 후 가장 큰 갈등”

나바로 고문

나바로 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퍼스트 버디(1호 친구)’로도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2일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상호관세 정책 발표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관세 정책 강행을 만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책사’로 여겨지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과도 관세 정책을 놓고 공개적으로 날 선 발언을 주고받았다.

7일 워싱턴포스트(WP)는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의 핵심 우선 정책에 대해 이견을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눈에 띄는 갈등”이라고 평가했다.

● 머스크 “뭐 하나 이룬 게 없다” vs 나바로 “머스크는 차 조립업자”

WP에 따르면 머스크는 상호관세 부과 정책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 주말(5, 6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호관세를 부과하지 말아 달라고 직접 호소했다. 하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머스크는 7일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의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프리드먼이 연필 생산 과정을 토대로 국제 시장과 장벽 없는 무역이 어떻게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지 설명하는 영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머스크 CEO

머스크 CEO
머스크는 5일 진행된 이탈리아 극우 정당 행사에선 화상연설을 통해 “미국과 유럽이 이상적으로는 무관세 체제로 나아가고 자유무역 지대를 실질적으로 창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6일에는 관세 정책의 기획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나바로 고문을 향해 “뭐 하나 이룬 게 없다”고 폄하했다. 또 나바로 고문이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학위가 있다고 칭찬한 게시글에는 “좋은 것이 아니라 나쁜 것”이라며 “두뇌(brains)보다 자아(ego)가 크다”고 꼬집었다.

머스크의 동생이자 테슬라 이사회 멤버인 킴벌 머스크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비판에 나섰다. 킴벌은 7일 X를 통해 “관세는 미국 소비자를 겨냥한 구조적이고 영구적인 세금”이라고 비난했다.

‘머스크의 공격’에 나바로 고문도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머스크를 ‘자동차 조립업자’라고 깎아내렸다. 6일 경제 전문 매체인 CNBC 인터뷰에서 나바로 고문은 “머스크는 자동차 제조업자(manufacturer)가 아니라 해외 부품에 의존하는 자동차 조립업자(assembler)일 뿐”이라며 “머스크의 많은 테슬라 부품은 일본, 중국, 대만에서 온다”고 말했다. 나바로 고문은 7일 게재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서도 “국제 무역 시스템이 망가졌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이를 고칠 것”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트럼프 관세 정책은 머스크에게도 타격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지속될 경우 머스크에게도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테슬라의 경우 외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아 관세로 인한 생산 비용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상호관세 부과 발표 뒤부터 7일까지 테슬라 주가는 종가 기준 17.5%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발(發) 관세전쟁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머스크는 3, 4일 약 310억 달러(약 46조 원)를 날렸으며 7일엔 44억 달러(약 6조 원)의 자산을 잃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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