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이 SBS 드라마 ‘우리영화’에서 영화감독 이제하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로 인생 캐릭터를 예고하고 있다. 사진제공 | SBS
남궁민이 SBS 금토드라마 ‘우리영화’에서 또 한 번 연기의 정점을 찍고 있다.
지난 14일 첫 방송된 ‘우리영화’(연출 이정흠, 극본 한가은·강경민)에서 남궁민은 차기작에 대한 부담과 상처를 품은 영화감독 ‘이제하’ 역을 맡아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멜로 장르 복귀작으로 주목받은 이번 작품은 감성 짙은 대사와 감각적인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내밀한 연기가 어우러지며 “자극적이지 않아 더 감동적인 드라마”라는 호평 속에 OTT 플랫폼 키노라이츠 일일 순위 2위(6월 14일 기준)에 오르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단연 남궁민의 존재감이 있다. 그는 “이 작품을 거절하면 배우로서 부끄러울 것 같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말처럼, 그는 이제하라는 인물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 상처, 혼란, 갈등을 섬세한 눈빛과 표정으로 표현하며 시청자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차기작을 발표하지 못한 현실에 씁쓸함을 내비치는 모습, 그리고 아버지의 불륜 영화로만 알았던 ‘하얀 사랑’의 초고가 어머니의 글이었음을 알게 된 뒤 혼란과 회한에 젖는 감정선까지. 남궁민은 감정을 겉으로 쏟아내기보다 속으로 눌러 담는 방식으로 캐릭터의 무게감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이다음(전여빈 분)과의 관계에서도 그의 내면 연기는 빛난다. 무심한 듯 다정하게, 말을 아끼면서도 눈빛으로 감정을 건네는 남궁민 특유의 절제된 표현은 캐릭터에 설렘과 깊이를 동시에 부여한다. 이제하가 이다음만이 지닌 특별한 에너지에 이끌리는 이유가 남궁민의 연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극 중 이제하가 ‘하얀 사랑’을 다시 만들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그 중심에 이다음을 세우는 흐름은 이들의 멜로 서사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큰 소리 없이도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이제하의 변화, 그리고 이를 담아내는 남궁민의 연기는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예고하고 있다.
SBS 금토드라마 ‘우리영화’ 3회는 오는 20일 밤 9시 50분 방송된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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