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취업 등의 이유로 태국으로 간 뒤 납치돼 인접국인 미얀마나 캄보디아로 인신매매되는 일이 생기고 있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의 한 여성이 “중국인 남자친구를 만나러 간다”며 태국으로 간 뒤 3개월째 행방불명됐다. 가족들은 여성이 ‘연애 사기’(로맨스 스캠)에 속은 것이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통신사인 차이나 프레스는 천리만씨(21)가 지난 4월 28일 떠난 뒤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하다고 보도했다.
앞서 말레이시아의 국제 인도주의 기구(MHO)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천씨의 가족들이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가족의 증언에 따르면 천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싱가포르로 이주해 계산원으로 일해 왔다고 한다.
그러다 갑자기 직장을 그만둔 천씨를 고향을 잠시 들른 뒤 곧바로 태국 방콕으로 출국했다. 이후 소식이 없던 중 어느 날 천씨의 이모는 정체불명의 남성으로부터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통해 전화를 받았다.
남성은 스스로 천씨의 중국인 남자친구로 주장하며 “천씨가 뭔가 사려고 하는데, 가족과 직접 연락하고 싶어하지 않아 내가 대신 전화를 하게 됐다”며 돈을 요구했다.
당시 전화를 받은 이모는 수상하게 여겼지만, 수화기 너머로 조카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리자 조카를 보호하기 위해 1700랑깃(약 55만원)을 송금했다.
돈을 보낸 이후 가족들은 천씨와 관련된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가족들은 천씨가 로맨스 스캠에 연류 됐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MHO의 조사 결과, 천씨는 고향 조호르바루의 공항을 떠나 태국에 입국한 사실은 있지만 이후 태국을 출국한 기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천씨가 국경을 넘어 납치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태국에 입국한 뒤 실종된 이들은 미얀마로 인신매매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당시 기자회견에는 천씨의 갖고 외에도 또다른 실종자 가족도 참석했다. 이 가족의 아들 이웨이키안은 지난해 8월 해외에 취업했다며 집을 떠난 뒤 1년 가까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아들도 중국 모바일 메신저 위챗으로 전화를 건 뒤 “10만 링깃(약 3262만원)을 빌려 달라”고 했다.
가족은 돈을 송금하지 못했는데, 이후 한참 동안 아들과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그러던 중 지난달 겨우 연락이 닿았을 때 아들은 “말레이시아로 돌아가고 싶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앞서 올해 초 중국에서 배우로 활동하던 왕싱이 드라마 촬영 제의를 받고 태국에 입국, 미얀마 미야와디로 끌려갔다가 사흘 만에 구출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중국 범죄 조직에 납치돼 중국인을 겨냥한 사기 수법을 교육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