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 타던 비트코인 반등세…1억4000만원선 다시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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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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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부터 내리막을 타던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의 영향으로 1억1000만원대까지 주저앉았지만, 최근 들어 1억3000만원대까지 회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중앙은행(Fed)을 상대로 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와중에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과 동반 상승세를 탄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초 반짝 상승으로 잠시 도달했던 1억4000만원 선을 다시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1억3000만원 선 재탈환

1일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한 달간 약 9% 올랐다. 지난달 23일에만 6%가량 뛰면서 한 달 반 만에 1억3000만원을 넘어선 뒤 계속 1억30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9만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대형 투자자들의 매수도 이전보다 활발해졌다.

내리막 타던 비트코인 반등세…1억4000만원선 다시 넘을까

온체인 분석 플랫폼인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1만개 이상 보유한 대형 투자자의 매집 지표가 지난달 24일 0.9를 넘어섰다. 이 지표가 0.5를 웃돌면 매수세가 강하다고 여겨진다.

지난해 11월 미 대선 후 거침없이 치솟던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열흘째인 지난 1월 29일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친 암호화폐론자를 자칭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호재성 정책보단 관세 전쟁에 집중한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말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 등 합성마약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캐나다와 멕시코에 유예 중인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미 10% 관세를 부과한 중국에 10%를 더 매기고, 유럽연합(EU)에도 관세 25%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실제로 4월 초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중국만 ‘90일 유예’ 조치에서 제외한 채 추가 관세율을 145%까지 끌어올렸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125% 보복관세를 매기며 맞대응했다.

미국이 교역국에 관세를 더 많이 부과하면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수 있다. 이는 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미루는 결과로 이어진다. 금리 인하가 늦어지면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보다는 금이나 달러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하지만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조성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Fed를 향해 “금리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며 “지금은 금리를 내리기 완벽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 옹호론자로 평가받는 폴 앳킨스가 지난달 2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한 것도 비트코인 시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앳킨스 위원장은 핀테크 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인물로 최근 SEC의 첫 암호화폐 원탁회의에서 기존 규제를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기존 규제 체계는 심각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대립적인 규제 접근 방식에서 협력 중심의 새로운 규제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규제와 처벌에 방점을 둔 조 바이든 행정부와는 다른 노선임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다.

◇ 美 ‘관세 폭탄’ 부담은 여전

일각에선 이번 비트코인의 반등세가 금 가격과 커플링(동조화) 현상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금값과 반대로 움직였지만 지난달 21일부터는 동반 상승세를 탔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이 안전자산 성격을 보이게 됐는지를 두고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뒤 위험자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며 “반면 비트코인은 불확실한 시장에서 돋보이는 금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최근 달러 약세에 힘입어 이 같은 반등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28일 99.01까지 떨어지면서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 지표가 100보다 낮으면 달러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맥스의 공동 설립자인 아서 헤이즈는 “비트코인 강세장이 돌아왔다”며 “Fed의 통화정책과 달러 약세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관세정책을 여전히 옹호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관세가 부과되면 많은 사람의 소득세가 크게 줄어들거나 완전히 면제될 수 있다"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대규모 일자리가 이미 창출되고 있으며 새로운 공장도 건설 중이거나 계획 단계에 있다”면서 “(관세를 걷을) 대외소득청을 출범할 예정”이라고도 언급했다. 불과 닷새 전 중국을 향해 “협상하면 관세율이 상당히 내려갈 것”이라고 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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