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선수들이 간판 홍창기의 부상 이탈로 일부 팬들의 비난을 받은 김민수를 걱정했다. 주장 박해민을 필두로 홍창기의 대체자인 송찬의 등은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다. 스포츠동아DB
“플레이하다 그런 거잖아요.”
13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수비 도중 동료 김민수와 충돌로 무릎을 다친 LG 트윈스 간판 홍창기가 결국 정규시즌에는 뛰지 못하게 됐다. 병원 네 곳을 돌아다니며 교차 검진한 그는 당초 왼 무릎 관절(외측 경골) 미세골절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부기가 빠진 뒤 진행한 재검진에선 인대 파열이 발견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재활에) 4~5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초 검진 당시 홍창기가 인대 부상을 피했다는 소식에 안도했던 선수단과 팬들의 분위기는 일주일 만에 다시 무겁게 가라앉았다. 동시에 간판스타의 이탈을 납득하기 어려워한 일부 팬 사이에선 부상 당시의 잘잘못을 재차 따지는 광경도 나타났다.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게 무의미하다 여긴 팬들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라며 맞서기도 했다.
LG 선수단의 생각도 이와 같다. 앞서 홍창기가 다친 이튿날인 14일에는 염 감독이 한 차례 진화에 나섰다. 이날 경기 후 수훈선수로 단상에 오른 주장 박해민도 “(팬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고 입을 뗀 뒤 “(홍)창기의 부상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경기를 하다 일어난 일이고, 최선을 다해 아웃카운트를 잡으려 노력하다 생긴 사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이 신경 쓸 (김)민수의 마음도 헤아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심지어는 홍창기도 김민수를 걱정했다. 그 역시도 일부 팬들의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이다. 그는 14일 김민수와 함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민수가 많이 놀라고 아팠을 텐데, 티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팬들이 민수를 격려해주시면 좋겠다”고 바랐다.
홍창기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LG 송찬의가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데뷔 첫 만루홈런을 쏘아 올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LG 선수들은 홍창기의 공백을 서로 한 발 더 뛰어 메우겠다는 의지다. 홍창기가 전열을 이탈한 뒤 우익수로 꾸준히 선발출전한 대체자 송찬의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20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 6타점을 친 그는 “내가 못하면 창기 형이 급하게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형이 완전히 회복한 후 돌아올 수 있게 빈자리를 잘 메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 역시도 김민수를 둘러싼 여론에 대해 “나도 (박)해민이 형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최선을 다해 플레이하다 그런 것이지 않으냐”고 말했다.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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