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플랫폼 ‘대구로’ 서비스 잡음
첫 탑승 쿠폰 등 할인 행사 끝나자…택시 호출-배달 주문 모두 하락세
경쟁 앱보다 배차 경쟁력 떨어져… 운영사 직접 투자 확대 등 필요
“지도 오류로 도착 시간이 늦어져 비즈니스를 망칠 뻔했습니다.”직장인 이모 씨(52)는 13일 ‘대구로’ 애플리케이션(앱) 택시 호출을 이용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당시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출발했던 택시는 황금네거리를 지나면서 갑자기 도착 예정시간이 5분 정도 늘어났다. 이 씨는 “운전하던 택시기사가 앱 지도를 자꾸 확인하고 있었다. 짧은 거리니까 알아서 잘 가겠지 싶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하지만 택시는 두산오거리를 지나면서 엉뚱한 곳으로 가기 시작했다. 이 씨는 “지도에 떠있는 도착 장소를 보니까 호출할 때 입력한 곳이 아니었다. 방향이 잘못됐다고 말했지만 이미 택시는 다른 방향으로 좌회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택시는 인근 골목으로 잘못 들어갔다가 다시 유턴해야 하는 바람에 원래 시간보다 훨씬 늦게 약속 장소인 음식점에 도착했다. 이 씨는 “중요한 저녁 약속이라 일부러 택시를 불러서 일찍 출발했는데 황당했다. 오히려 택시기사가 ‘앞에 탔던 손님도 비슷한 문제로 옥신각신했는데, 이제 대구로는 절대 쓰지 말라’며 짜증을 내길래 기가 찼다”고 말했다.
● 쿠폰이 꺼지면 주문도 꺼지는 앱
업계에선 택시 배차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게 대구로의 약점으로 꼽힌다. 대구로 택시 평균 배차 시간은 약 10초, 경쟁 앱 택시는 6.6초 수준으로 알려졌다. 3초 차이가 호출 시장에서는 사실상 승패를 가르는 시간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대구로 택시는 기사 1인당 하루 호출 2.4건. 경쟁 앱 택시는 평균 20∼30건이다. 이 때문에 택시기사가 대구로를 ‘주력 앱’으로 쓸 이유가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사도, 승객도 모두 느슨하게 연결된 구조에서 플랫폼 충성도가 생기기 어려운 실정이다.
● 전국 1위 수식 뒤 불편한 숫자
배달 서비스 관련 시민들의 불만 민원도 끊이지 않는다. 달서구 본동에 사는 박모 씨(48)는 “얼마 전 대구로 앱으로 음식을 주문했는데, 주문액과 결제액이 차이가 난 것을 나중에 확인하고 음식점에 전화해 따졌다”며 “음식점에선 결제 시스템 오류 문제라는 이유로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해 어안이 벙벙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구로에 약 92억 원을 지원했다. 올해 예산 11억 원까지 더하면 총 103억 원에 이른다. 적지 않은 세금이 투입됐지만 서비스 경쟁력은 좀처럼 올라오지 못했다. 대구시의회는 타 경쟁 앱 대비 입점한 업체가 부족하고, 편의성이 떨어지는 점과 시예산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가 악순환을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구로가 시민 생활 플랫폼이 아니라 예산 의존형 행정 실험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올 연말 운영사 협약 종료 전까지 개선 방안을 찾으라고 요청했다. 김정옥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부위원장은 “공공플랫폼은 시가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그쳐서는 곤란하다. 고객 정보 데이터, 브랜드 운영권, 서비스 연속성까지 모두 공공이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며 “대구로는 운영사 직접 투자 확대와 서비스 개선 약속 등 획기적인 혁신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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