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했다가 열흘 만에 다시 포획된 2살 늑대 '늑구'가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늑구 탈출과 관련한 원인 색출과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오월드를 관리하는 대전도시공사는 지난 8일 늑대 사파리 철조망 밑 땅을 파고 탈출한 늑대 '늑구' 사태와 관련해 자체 감사를 진행한다. 당초 이번 사태의 원인 파악과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해 대전시에서 종합감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도시공사에서 자체 감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제대로 된 점검이 이뤄질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정국영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번 (퓨마 탈출) 사례를 보면 대전시에서 종합감사해 책임자를 처벌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오월드에서는 2018년 9월에도 직원이 동물사 청소 후 출입문을 제대로 잠가 놓지 않은 틈을 타 퓨마 '뽀롱이'가 탈출했다. 뽀롱이는 생포되지 못했고 결국 사살됐다.
이후 대전시 감사관실은 즉시 감사를 벌였고 오월드 측이 사육장 청소와 하루 근무조 구성 인원 내부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적발, 오월드 원장과 동물관리팀장에게 중징계, 실무직원에게는 경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하지만 대전시는 "이번엔 퓨마 사태와 다르다"고 선을 그으면서 내부 감사로 가닥이 잡혔고 이 때문에 '제 식구 감싸기'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늑대들이 철조망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전기가 흘렀다고 하는데 어떻게 늑구가 빠져나갈 수 있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굴을 파는 습성이 있는 늑대의 생태적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 와중에 늑구를 이용한 마케팅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오월드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늑구 상태를 공유하는 등 '위험그룹'에 해당하는 늑대의 탈출로 시민을 불안하게 한 데 대한 반성 없이 화제성에만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것.
오월드 측은 SNS에 늑구의 식사 영상을 게재하며 "늑구의 컨디션 회복을 위해 집중하고 있으며 식사량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며 "조금씩 회복해 나가고 있는 늑구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따뜻한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늑구를 대전 대표 캐릭터 '꿈씨패밀리'의 신규 캐릭터로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어린이날과 황금연휴를 앞두고 오월드 방문객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늑구를 활용한 콘텐츠로 관광 수요를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해석이다.
하지만 늑구가 탈출한 게 안전 문제에서 비롯된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한 시설 점검과 안전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월드는 늑구 탈출 이후 시설 전반에 대한 점검과 보수 작업을 진행 중이며 안전성이 확보되는 대로 개장 시기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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