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15분 ‘뇌 건강 습관’ 실험
19~94세 3966명 3년 추적했더니
미국 텍사스대 댈러스 캠퍼스 연구진은 19~94세 성인 3966명을 3년간 추적한 결과, 연령과 관계없이 뇌 건강 지표 개선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2일 실렸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온라인 기반 인지 훈련과 생활습관 프로그램, 코칭 등을 제공한 뒤 반기마다 ‘브레인헬스 인덱스(BrainHealth Index·BHI)’를 측정했다. 이 지표는 단순 기억력 검사 대신 △사고·집중력(Clarity) △사회적 연결과 목적 의식(Connectedness) △정서적 안정과 회복력(Emotional Balance) 등을 종합 평가한다.
참가자들의 BHI 점수는 전반적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프로그램 참여 빈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개선 폭이 컸다. 하루 5~15분 정도 짧게 집중력·사고 전략 훈련을 하고, 수면·운동·사회적 교류 같은 뇌 건강 습관을 꾸준히 실천한 그룹의 점수가 가장 높았다.● “이미 늦었다”는 사람들에게 나온 결과
눈에 띄는 건 연령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70~80대에서도 젊은 층과 비슷한 수준의 개선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나이가 들수록 뇌 기능 저하는 피할 수 없다”는 기존 인식을 흔드는 결과다.
고령층에서는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연결 지표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도 확인됐다. 단순 인지 속도는 느려질 수 있어도 감정 조절과 회복력, 사회적 관계 측면에서는 다른 강점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특히 시작 점수가 가장 낮았던 참가자들의 개선 폭이 가장 컸다. 스트레스와 피로, 사회적 고립 등으로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던 사람들도 회복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연구를 이끈 샌드라 본드 채프먼 텍사스대 댈러스 교수는 “우리는 오랫동안 뇌에 문제가 생긴 뒤에야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익숙해져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뇌가 나이보다 가능성에 더 가까운 영역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은 이미 수명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며 “이제는 뇌가 얼마나 오래 건강하게 기능할 수 있는지를 확장하는 단계로 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30대 이후부터 인지 기능 저하를 당연한 흐름처럼 받아들이지만, 이번 연구는 그 궤적을 늦추거나 바꿀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오래 산다는 것은 단순히 생존 기간이 아니라, 해마다 건강하게 사고하고 삶을 이어갈 수 있는 뇌를 유지하는 것과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로리 쿡 박사는 “모든 뇌는 지문처럼 고유하며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획일적인 방식보다 개인 맞춤형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뇌 건강도 결국 습관의 문제”연구에서는 실직이나 질병, 가족 돌봄 같은 큰 스트레스를 겪은 뒤에도 일부 참가자들의 뇌 건강 지표가 다시 회복되는 경향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를 단순한 “지능 향상”보다는 회복 탄력성과 적응 능력 측면에서 해석했다. 연구진은 뇌 건강 역시 훈련과 생활 습관에 따라 다시 회복·개선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봤다.
다만 이번 연구를 곧바로 “노화 역전”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점, 연구진이 개발한 BHI 지표 관련 특허가 출원 중이라는 점 등은 한계로 꼽힌다. 실제 치매 예방 효과까지 확인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뇌 건강이 훈련과 생활 습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대규모 장기 추적 데이터로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연구진은 뇌 건강 관리가 노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연령대에서 꾸준히 관리해야 할 생활 습관이자 ‘공중보건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기대수명이 늘어난 시대에는 오래 사는 것만큼, 오래 건강하게 사고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도 중요해지고 있다.관련 논문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6-51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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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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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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