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정예 강군 출발점 될 국군사관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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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칼럼] 정예 강군 출발점 될 국군사관대학

558명의 신임 국군 장교가 ‘오만 촉광’에 빛나는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충남 계룡대에서 3군 사관학교 통합 임관식을 주관했다. 사관학교 졸업생들이 한자리에서 임관한 것은 2017년 후 9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임관식 축사에 앞서 ‘부대 열중쉬어’ 구호를 잠시 잊었다. 이후 군 지휘부와의 오찬에서 신임 장교들의 미래를 생각하다 놓쳤다고 설명했다. 비상계엄의 상처를 수습해야 할 선출 권력이자 군심을 결집해야 할 국군 통수권자의 부담이 작용한 침묵의 시간이었다.

육·해·공군·해병대를 대표해 임관식을 지휘한 정영우 소위(육군사관학교 82기)는 행사장을 떠나는 이 대통령 내외를 향해 “국민의 군대로서 멋진 군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헌법 제5조 제2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군의 정치적 중립과 국민에 대한 충성을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신임 장교들은 임관 전 헌법과 민주주의 교육을 받았고, 내란 혐의로 재판과 수사를 받는 일부 사관학교 선배 장교를 지켜봤다. 이는 헌법적 책무를 깊이 내면화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감당하기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현실이다. 비상계엄이 남긴 군의 상흔이다.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 거듭나려면 제2 창군에 준하는 강도 높은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3군 사관학교를 통합하는 ‘국군사관대’ 신설은 국민의 군대 재건과 민주적 문민통제의 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출발점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국정기획위원회는 서울 노원구의 육군사관학교와 경북 영천의 육군3사관학교를 우선 개편한 뒤 해·공군사관학교를 통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국방부 장관 직속의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는 국군사관대 창설을 권고했다. 국군사관대 예하에 기존 3군 사관학교를 단과대학 형태로 두고, 1·2학년 때 통합 기초과정을 이수한 뒤 3·4학년부터 각 군에서 전공 심화교육과 군사훈련을 받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국방당국은 의견 수렴과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사관학교 통합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각 군의 이해관계와 저항, 입법과 예산 확보 문제를 감안하면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각 군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합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관학교의 단계적 통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분명한 논리와 군 내부의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 사관학교 통합이 비상계엄 후속 조치 등 정치적으로 비칠 경우 이와 직접 관련이 없는 해·공사 구성원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연구용역 결과를 기다리는 데 그치지 말고 국방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여론 수렴과 정책 개발에 나서야 한다.

사관학교 통합은 미래 한국군의 병력·부대구조를 재편하는 핵심 변수다. 인구 절벽과 군 복무 기피 현상으로 초급 장교의 안정적 확보가 어려워진 만큼 국군사관대는 이를 구조적으로 해결하도록 설계돼야 한다. 본부는 기존 3군 사관학교의 위치를 고려해 시·공간적 중심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가균형성장 전략 ‘5극 3특’과 연계해 지방의 핵심 성장동력을 고도화하고, 집적 효과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각 사관학교는 현 위치에 존속시켜 각 군의 전통과 정체성을 계승하고, 유휴 공간은 미래 국방과학기술대학원이나 국방의무사관학교 설립에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신임 장교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하고, 주권자인 국민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지휘관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정부 또한 초급 간부 기본급 인상과 주거시설 개선, 급식 질 제고 등 실질적인 복무 여건 향상에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 이들이 처우 걱정 없이 임무에 전념하고, 긍지와 자부심을 갖도록 더 나은 복무 환경을 만드는 것은 국가의 책무다. 대한국군 신임 장교들이 오만 촉광에 빛나는 소위 계급장을 달고 야전으로 향한다. 이들이 훗날 국군사관대 생도를 교육하며 합동성과 전문성을 갖춘 스마트 정예 강군의 초석을 다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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