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태양광 발전소인 태안안면클린에너지(TACE)의 지배구조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주식 취득 인가에 실패한 국내 사모펀드(PEF) 랜턴그린의 출자자(LP)들은 운용사(GP)를 교체해 인가에 재도전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제동이 걸렸다. GP 교체에 뜻을 같이하던 SK이노베이션 E&S가 돌연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다.
1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랜턴그린 PEF의 LP 중 한 곳은 최근 SK이노베이션 E&S에 GP 교체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랜턴그린의 LP들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랜턴그린 PEF의 GP를 랜턴에이앤아이에서 다른 운용사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복수의 운용사를 대상으로 입찰 및 실사를 진행한 끝에 NH아문디자산운용을 신규 GP로 낙점하고 지난달 13일 사원총회를 열어 GP 교체를 결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SK E&S가 갑자기 의사결정을 보류하겠다는 의사를 전해 GP 교체는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GP 교체는 LP 전원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LP들이 GP 교체를 추진한 배경은 랜턴에이앤아이의 전 대표인 이승훈 씨의 사법리스크 때문이다. 이 씨는 TACE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TACE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한때 구속 수사를 받다가 현재는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횡령 사건은 랜턴그린 PEF가 TACE의 최대주주에 오르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랜턴그린 PEF 2021년는 글로벌 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함께 TACE 사업에 약 1900억원을 투자하며 기존 개인 대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르려고 했다. 그러나 기후에너지환경부(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는 이 씨의 사법리스크를 문제를 빌미 삼아 "지속적·안정적 사업 운영에 대한 심사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랜턴그린 PEF에 주식 취득 인가를 내주지 않았다. LP들은 GP를 교체하면 이런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는 만큼 NH아문디자산운용을 새 GP로 선임하고 기후부 전기위에 주식 취득 인가를 재신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SK E&S가 사원총회를 사흘 앞두고 돌연 의사결정을 보류해 사실상 GP 교체에 반대하면서 LP들은 혼란에 빠졌다. SK E&S를 제외한 다른 LP들은 내부적으로 GP를 교체하는 안건을 모두 승인받고 기다리던 상황이었다. 한 관계자는 "GP를 교체하면 운용사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수율을 낮추는 등 조건이 유리하게 개선된다"며 "무엇보다 GP를 교체하면 기후부 전기위로부터 PEF가 주식 취득 인가를 받을 수 있는데 이를 반대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SK E&S가 갑작스러운 독자노선을 걷는 배경이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신재생에너지 사업 재구조화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SK그룹은 KKR과 손잡고 SK이터닉스와 SK E&S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SK에코플랜트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나로 합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사업 개편안에 TACE 역시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LP들이 교체를 추진 중인 GP인 NH아문디자산운용과 기존 GP인 랜턴에이앤아이 사이의 관계를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랜턴에이앤아이 출신이 만든 회사와 자문 계약을 맺고 사실상 PEF를 공동 운용(Co-GP)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양측은 자문 계약을 고려 중일 뿐 아직 실질적으로 계약을 맺지 않았고, 자문 계약 체결을 논의 중인 회사는 문제가 된 이 씨와는 무관한 인물이 만든 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랜턴그린 PEF의 운용사가 NH아문디자산운용으로 교체되면 기후부 전기위로부터 주식 취득 인가를 받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부 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경영권 분쟁이나 지배구조 문제엔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다"며 "기존에 지적했던 문제가 해결됐다면 전기위에서 판단해 인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TACE는 충남 태안군 안면도 일대 폐염전과 폐목장으로 사용된 615만㎡ 부지에 330메가와트(MW) 규모로 태양광 발전소를 짓고 운영하는 사업이다. 총 4764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국내 최대 규모의 민자 태양광 발전소다. 2023년 9월 상업 운전을 개시한 TACE는 2024년 59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2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024년에 다소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TACE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 변경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회사 실적이 당초 계획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상업 운전을 개시한 지 3년이 다 돼가지만 시스템총합효율도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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