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당정 ‘증손회사’ 규제 완화에…공정위 “과도한 지배력 확대 우려”

22 hours ago 8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6.29 서울=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6.29 서울=뉴시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증손회사 ‘지분 100% 룰’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과도한 지배력 확대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 목소리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당정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설립을 지원하기 위해 SK하이닉스 등 ‘첨단기업’에 한해 증손회사 설립 기준을 완화해주려 하는 것에 대해 주무부처에서 공식적으로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21일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실이 받은 답변자료에 따르면 공정위는 “증손회사 지분율 규제가 없을 경우 지주회사 체제를 이용한 과도한 지배력 확대, 그에 따른 경제력 집중 강화 등의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원칙적으로 2단계 자회사(손자회사)까지만 출자할 수 있으며, 3단계 자회사(증손회사)는 손자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할 때만 허용된다. 여당은 당정협의를 거쳐 14일 ‘첨단기업’에 한해 이 규제를 풀어주는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대로면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 때 외부 투자를 받을 수 없다. 하지만 당정이 추진하는 규제 완화가 시행되면 최대 50%까지 외부 자금을 투자받을 수 있게 된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공정위의 답변은 이 같은 규제 완화에 대해 우려하는 입장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증손회사의 지분율을 100%에서 50%로 낮추면 증손회사 1개를 지배했던 손자회사가 추가 자본 투입 없이 동일 규모 증손회사를 2개까지 지배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지주회사의 지배력이 과도하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구자근의원 자료사진. 뉴스1

구자근의원 자료사진. 뉴스1

야권에선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특정기업에만 특혜를 주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구자근 의원은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 등 규제 강화 기조를 유지해 온 정부가 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특정 대기업에만 특혜를 주는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른 기업들에도 ‘정부 말 잘 들으면 특혜 준다’는 시그널로 작용해 ‘기업 길들이기’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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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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