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4월 항공 유류할증료가 세 배 이상 인상되면서 유류할증료가 운임을 뛰어넘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났다. 항공유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다음달 장거리 노선의 유류할증료는 사상 처음으로 왕복 기준 100만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오는 24~29일 인천국제공항과 뉴욕 존 케네디 공항을 왕복하는 최저가 항공권은 124만43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중 유류할증료는 60만6000원으로 운임(50만원)을 뛰어넘는다. 이날부터 장거리 기준 유류할증료가 왕복 19만8000원에서 세 배 이상 인상된 탓이다. 대한항공뿐 아니라 국내 모든 항공사의 사정은 비슷하다.
소비자들은 비행기표 구하기 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유류할증료 인상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엔 미리 항공권을 발권하려는 소비자가 몰리면서 아시아나항공 등 일부 항공사의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마비되기도 했다. 소비자 A씨는 “결제 실패 오류가 떠 결국 발권하지 못했다”며 “자정이 되자마자 일본행 항공권 가격이 15만원 올랐다”고 말했다.
문제는 다음달 항공권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S&P글로벌에 따르면 5월 유류할증료 산정기준에 포함되는 3월 셋째주 싱가포르 항공유(MOPS) 평균가격은 배럴당 204.9달러였다. 갤런당 487.85센트로, 유류할증료 최고 단계인 33단계(갤런당 470센트 이상) 기준을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4월 중순까지 국제 유가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33단계로 책정되는 건 기정사실”이라며 “이렇게 되면 뉴욕 항공권 기준 유류할증료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했다.
항공사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유류할증료가 대폭 오르면서 항공사들이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 하기 위해 운임을 높이지 못하고 있어서다. 운항을 할 수록 적자를 보는 노선이 늘어나면서 ‘항공 대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에어부산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5곳이 국제선 운항을 축소한 데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전날 대형항공사로는 처음으로 항공편을 일부 감편했다. 대한항공도 비상경영에 들어간 만큼 노선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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