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실태 전수조사해보니
서울 1만개 단지 79% 매물 0건
1~2건 이하 포함하면 91.6%
서민층 몰리는 비강남 더 심각
입주물량 내년에도 계속 줄어
서울 아파트 단지 10곳 중 8곳은 전세 매물이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거래허가제와 다주택자 대출·세금 규제 등으로 실거주 압력이 커진 데다 입주 절벽까지 겹치면서 전세 매물이 급감한 영향이다.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전세가 소멸의 길에 접어든 가운데 이를 대체할 비아파트도 부족해 주거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서울시와 네이버 부동산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단지 1만874곳 중 8654곳(79.6%)은 전세 매물이 0건으로 집계됐다. 전세 매물이 1~2건인 단지까지 포함하면 9966곳으로 91.6%에 달했다.
이런 '전세 실종' 현상은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비강남권과 외곽 지역에서 더 두드러지고 있다. 중랑구는 전체 427곳 중 전세 매물이 없는 단지가 397곳(93.0%)에 달했다. 금천구(92.1%)와 은평구(90.4%)는 아파트 단지 10곳 중 9곳꼴로 전세 매물이 없다. 강서구(89.2%), 관악구(89.0%), 강동구(88%), 강북구(85.8%), 동대문구(85.2%), 양천구(85%), 도봉구(83.6%) 등도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강남구는 52.5%, 서초구는 65.5%로 낮았다. 송파구만 80.3%로 높았다.
전세 매물이 마르면서 전셋값은 뛰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관악구 관악푸르지오 84㎡ 신규 전세계약 보증금은 1월 5억7000만원에서 2월 6억8000만원, 3월엔 7억원으로 올랐다. 서대문구 북아현동 신촌푸르지오 84㎡는 지난 3월 8억2000만원에 신규 전세계약이 이뤄진 지 한 달 만인 지난달 10일 1억8000만원 뛴 10억원에 계약됐다. 이렇다 보니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월 기준 6억8147만원으로 KB부동산이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시장 불안은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갭투자가 막힌 데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부활시키고,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도 예고했기 때문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역시 거주 중심으로 개편되면 집주인의 실거주 유인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세 수요를 흡수할 입주 물량도 가뭄이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공동 발표한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 정보'에 따르면 올해 서울 내 공동주택 입주 물량은 2만7158가구로 작년(4만6710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내년에는 1만7197가구로 더 줄어든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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