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보기관 요원 수백명 포함 1만명 정보 털린 외교부, 알고도 5개월 숨겨

17 hours ago 6

국립외교원 해킹 피해 눈덩이
이름-이메일-비밀번호-직책 등 유출
북한 소행 가능성… 2차 범죄 우려

ⓒ뉴시스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온라인 교육시스템이 해킹 공격을 받아 해외에 파견된 정보기관 요원 수백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 소행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번 해킹으로 해외 파견 정보기관 요원을 포함해 현직 외교관 전원과 정부 부처 주재관 등 최대 1만여 명의 개인정보가 탈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21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 2월까지 미상의 해커가 자유자재로 드나든 국립외교원 온라인 교육시스템에는 해외공관에 파견된 정보기관 요원 수백 명의 개인정보가 담겨 있었다고 한다. 해외 공관에 주재관으로 정식 파견되는 정부부처 공무원들은 해당 시스템을 통해 교육을 받는데, 이들 중 해외공관에 파견된 정보기관 요원 수백 명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다만 비밀 임무를 위해 신분을 완전히 숨기는 이른바 ‘블랙 요원’들은 해당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아 정보 유출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10개월여 동안 해킹이 이뤄진 해당 교육시스템에는 외교부 본부 소속 공무원과 해외공관 근무 외교관, 다른 정부부처에서 파견 나온 주재관, 재외공관 행정직원 등 최대 1만여 명의 개인정보가 담겨 있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시스템이 만들어진 2022년 이후 이 시스템에 가입한 모든 외교관과 주재관, 일부 정보요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출 피해를 입은 개인정보는 이름과 이메일 주소, 암호화된 비밀번호, 근무지와 직책 등이 포함됐다. 다만 사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등의 민감정보는 시스템에 담겨 있지 않았다고 한다.

외교부는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모든 외교관과 주재관의 개인정보가 통째로 털린 이번 해킹을 ‘초유의 사태’로 규정했다. 또 이번 해킹이 북한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사이버 공격 주체를 단정할 만한 기술적 분석은 부족한 상태”라면서도 “정부는 여타 국가 등 배후의 해킹 조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출 대상에 정보기관 요원이 일부 포함됐는지에 대해선 “국가안보와 무관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했다.

외교전략을 총괄하는 외교부 본부 소속 공무원과 해외공관 소속 외교관과 정부부처 주재관이 교육시스템에 접속하는 데 쓴 아이디와 암호화된 비밀번호 등이 전부 유출되면서 이를 악용한 2차 범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해커가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을 이용해 외교관 개인 명의로 가입된 다른 사이트들에 접속을 시도하거나 이름과 이메일, 직책, 근무지 등을 활용해 가짜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 클릭 시 악성코드를 심는 피싱 범죄 등에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가 2월 초 해킹 사실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통보 받고도 5개월여 동안 피해를 숨긴 점도 논란이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전현직 외교관과 주재관 등은 외교부가 20일 보도자료를 내기 전까지 피해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외교부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청와대에 해킹 사실을 보고했다면서도 보고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외교부는 2022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해당 시스템을 만든 후 수시로 보안점검을 했다고 밝혔지만 2월 초까지 10개월여간 해킹 피해를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외교부 박일 대변인은 해킹 공격에 대해 “굉장히 지능화된, 처음 있는 수법이었기 때문에 파악하는 데 영향이 있었다”며 “외교안보 기관이라 사안의 민감성이 있어 검토와 분석 등에 신중을 기해야 해 시간을 두고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단독 >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 기고

  • 황형준의 법정모독

    황형준의 법정모독

  • 이주의 PICK

    이주의 PICK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