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출구 꽉 막힌 벤처펀드…2조 '회수펀드'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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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4월 6일 오후 5시 2분

5년여 전 투입한 벤처 자금이 회수되지 못한 채 시장에 묶여 있는 ‘돈맥경화’가 임계점에 다다랐다. 올해 17조원에 육박하는 벤처펀드의 만기가 돌아오지만,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자금 회수는 지지부진하다. 증권업계는 벤처 시장의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 2조원 규모 세컨더리 펀드 조성 논의에 들어갔다. 세컨더리 펀드는 투자를 진행 중인 벤처펀드나 출자자(LP)의 지분을 사 오는 펀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최근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와의 비공개회의에서 2조원 규모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증권업계와 증권 유관기관이 1조원씩 펀드에 투입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논의 초기 단계여서 펀드 조성 방식과 출자 규모 등은 추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협회가 전면에 나섰지만 금융위원회가 펀드 조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낸 만큼 업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협회는 오는 6월까지 세컨더리 펀드 조성 방안 등을 논의한 뒤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5년간 150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국민성장펀드 자금 일부를 세컨더리 펀드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와 민간이 벤처투자 회수 지원에 나선 것은 과거 수십조원 규모로 조성된 벤처펀드의 청산 시점이 다가와서다. 벤처투자 전자공시 시스템(DIVA)에 따르면 올해 만기를 맞는 벤처펀드 규모만 16조9252억원에 육박한다.

일각에선 벤처 시장의 돈맥경화에도 정부가 ‘묻지 마 예산 편성’을 반복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 주도로 결성된 벤처 모태펀드 가운데 투자처를 찾지 못해 쌓여 있는 미투자액만 최근 5년간 4조7509억원에 달했다.

수조원의 뭉칫돈이 잠자고 있지만 정부는 추가경정예산까지 동원해 예산을 더 쏟아붓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31일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에는 모태펀드 예산 1700억원이 반영됐다.

서형교/성상훈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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